금융조세포럼 세미나
벤처 투자환경 개선에도 여전히 우량기업에만 몰려
벤처 투자환경 개선에도 여전히 우량기업에만 몰려
"스타트업에 장기 투자하는 벤처캐피탈이 늘어나야 합니다."
서종군 한국성장금융 본부장(사진)은 그는 2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금융조세포럼 세미나에서 "우리나라 벤처투자사들은 투자금이 절실한 신생 기업보다 기업공개(IPO)를 이제 곧 해도 될 정도로 커버린 중소기업에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서 본부장은 벤처투자를 활성화하려는 요즘 트렌드는 2000년대 초반 '닷컴버블'과는 다르다며 적극적으로 위험투자에 나서는 시장 주체가 늘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생계형 벤처창업이 대부분이었던 20년 전과 달리 최근 창업자들의 상당수는 아버지나 할아버지가 재력가이거나 명문대를 졸업한 만큼 하루 아침에 꺼질 '버블'이 아니다"고 말했다.
벤처투자시장은 지난 2006년 6조원 규모에서 지난해 기준 15조원으로 급증했다. 특히 지난해 결성된 투자조합은 모두 110개로 모두 2조3000억원의 투자재원이 새로 생겼다. 기관들의 벤처 투자잔액도 지난해 말 기준 2916개 업체에 약 5조5000억원에 달했다.
벤처투자 환경이 이같이 개선됐지만 창업투자조합, 벤처조합,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등 벤처캐피탈의 투자관은 발전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벤처캐피탈은 기업 성장의 열매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투자를 해야 하는데 이미 클 대로 커버린 우량벤처기업에만 눈을 돌린다는 것이다. 서 본부장은 "벤처캐피탈은 원리금을 상환하는 방식으로 투자자금을 회수하는 일반금융회사와 달리 IPO나 인수합병(M&A)을 통해서 자금을 거두는데 IPO까지 가기도 어렵고 M&A시장이 활성화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해법은 소액이라도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탈이 많아지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기준 IPO를 진행한 벤처기업 43곳 가운데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받은 기업은 95%(35곳)에 달할 정도로 벤처기업의 흥망성쇠에 기관투자가의 역할이 중요하다. 서 본부장은 "벤처캐피탈의 투자자금이 들어오면 기업은 전문가의 '손길'을 받으면서 강제적으로라도 결국 성장하게 된다"며 "최소 5년, 최대 13년 정도 앞을 내다보고 장기투자하는 벤처캐피탈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why@fnnews.com 원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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