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적인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한 새누리당과 더민주간을 오가며 '전략적 스탠스'로 '캐스팅보트' 역할을 극대화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새누리당의 경우 경제활성화법안을 비롯해 노동개혁 법안 등 다양한 민생법안을 처리해 박근혜정부의 성공적인 국정운영을 뒷받침해야 할 숙제가 있어 국민의당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다.
더민주 역시 호남 맹주 자리를 내줄 만큼 국민의당과 경쟁자 관계자이면서도 당정청에 대한 정책 대항력을 키우기 위해선 국민의당 측면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노련한' 박 원내대표와의 전략적 제휴가 요구되고 있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양당 모두 박 원내대표가 막후 협상에 상당히 능한 데다, 이번이 벌써 세 번째 원내사령탑을 맡는 만큼 박 원내대표 특유의 '밀당'에 어떤 기조를 취해야할 지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국민의당으로선 여야가 팽팽히 대립할 때 박 원내대표를 전면에 내세워 여야를 압박함으로써 '존재감'을 키우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선 박 원내대표가 한 쪽 편을 일방적으로 들기보다는 현안의 성격에 따라 '전략적 제휴'를 통해 긴장감있는 '줄타기'를 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여야는 이날부터 이미 박 원내대표에 대한 '구애' 경쟁에 나서는 모양새다.
새누리당 이장우 대변인은 논평에서 "다선에 국정 경험이 풍부한 박 원내대표는 민생 문제에서 야당이 발목 잡거나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면 안 된다는 것도 잘 알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합리적 조정에 나설 분"이라며 "시급한 경제 활성화나 청년고용 절벽, 부실기업 구조조정 등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분이므로 국정 운영에 상당히 도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더민주 이재경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경륜 있는 원내대표라 많은 기대를 한다.특히 경제문제에 최대 역점을 두겠다는 말씀에 공감한다"면서 "총선 민의를 앞으로 잘 받들어 더민주와 함께 여소야대 국회의 운영을 잘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앞으로 원내 활동을 주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워크숍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선도정당'으로서 국회를 이끌겠다"면서 "지지층으로부터 돌팔매를 맞더라도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해 옳은 길이라면 그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또 "1당이든, 2당이든 자기들 마음대로는 안 된다"면서 "내가 합리적으로 생각하면 그분들은 더 합리적으로 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민의당이 한쪽에 힘을 실어주면 다른 편에서 '이중대'라는 꼬리표를 붙일 가능성이 높고, 줄타기가 전략적 실리를 취할 수도 있는 반면 원내 1·2당의 전략적 제휴를 용인해 '외톨이'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haeneni@fnnews.com 정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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