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20일 밤 11시20분쯤 영등포구 여의도성모병원 앞 삼거리에서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가 보행신호기를 들이받은 뒤 차량을 방치한 채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이씨는 사고를 낸 지 9시간여 만에 경찰에 출석해 "술을 못 마신다"며 음주운전을 부인하고 "너무 아파 병원에 갔을 뿐 잠적한게 아니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이씨가 경찰에 늦게 출석한 탓에 음주 측정과 채혈 결과로 음주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 이에 경찰은 이씨가 마셨다고 추정되는 술의 양 등을 종합해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했다. '위드마크 공식'이란 음주운전시 사고가 난 후 시간이 많이 경과돼 운전자가 술이 깼거나 한계 수치 이하인 경우 등에 음주운전 당시의 혈중 알코올 농도를 계산하는 방법이다.
조사결과 이씨는 사고 당일 오후 6시30분부터 약 4시간 동안 지인 5명과 여의도 소재 음식점에서 식사하면서 화요 6병, 생맥주 500mL 9잔 등을 마신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씨가 알코올 도수가 41도인 화요 1병과 맥주 1잔을 마셨다고 보고 계산한 결과 이씨의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치인 0.16%로 추정됐다.
술자리에 동석했던 지인들은 경찰 조사에서 "이씨는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근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이씨가 중앙선을 침범하고 신호를 위반하는 등 음주를 뒷받침할만한 정황이 있었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이씨는 사고 직전 휴대전화로 직접 대리기사를 요청했으나 대리기사가 없어 요청이 취소됐고, 이에 본인이 직접 운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씨가 사고를 낸 뒤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이씨에게 두 차례 연락했으나 '모르는 차량이다, 후배가 운전했다'며 전화를 끊었고 이후 전 매니저에게 연락해 사고 수습을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보강 수사를 거쳐 이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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