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게시물에 한정..."가이드라인 시행후 수정 보완 지속할 것"
오는 6월 자신이 인터넷에 올린 글이나 사진등을 본인이 삭제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인터넷 사업자에게 자기게시물을 보이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한국형 '잊힐 권리'가 보장된다.
유럽등 해외에서 논의 중인 잊힐권리와 다른 점은 국내에서 보장되는 잊힐권리는 자기게시물에 한정된다는 것이다.
그동안 논란이 됐던 사망자(死者)의 생전 인터넷 게시물에 대해서는 유족들도 사망자의 잊힐권리를 보장할 수 있다. 또 인터넷 사업자가 잊힐권리 보장을 요구하는 신청자가 게시물을 작성한 본인이라는 것을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 요청을 거부할 수 있는 조항도 마련됐다.
■국내 첫 인터넷 잊힐권리 가이드라인 6월 시행
방송통신위원회는 29일 전체회의를 열어 '인터넷 자기게시물 접근배제 요청권 가이드라인'을 상임위원들에게 보고하고, 5월초에 국내외 인터넷 사업자를 대상으로 정책설명회를 개최한 뒤 사업자들의 준비기간을 거쳐 6월 중 본격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신이 작성한 인터넷 게시물이 인터넷에서 보이지 않도록 하는 첫단계는 자신이 게시물을 직접 삭제하는 것이다. 그러나 삭제기능이 없는 사이트나 게시물 작성 뒤 인터넷 사업자의 폐업 혹은 사이트 회원 탈최 등으로 직접 삭제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인터넷 사업자에게 게시물 접근배제 요청을 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또 해당 사이트 뿐 아니라 검색을 통해서도 보이지 않기를 원한다면 포털 등 검색서비스 사업자에게 검색목록 배제를 요청할 수 있다. 게시판 관리자가 사이트 관리 중단 등으로 접근배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이용자는 검색서비스 사업자에게 바로 검색목록 배제를 요청할 수 있다.
다만 법에 의해 보존 필요성이 있는 경우와 언론 기사 등 게시물이 공익과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경우에는 접근배제 요청이 거부될 수 있다.
특히 방통위는 사망자가 생전에 인터넷에 올린 글과 동영상 등 게시물의 접근배제 요청을 유족도 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원칙은 사망자가 생전에 지정한 사람이 접근배제를 요청하는 것이다. 별도의 지정인이 없을 경우 유족들도 요청할 수 있는 것이다.
또 자기게시물을 검색에서 제외해 달라는 요청에 대해 검색사업자는 본인 입증이 불충분할 경우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이 가이드라인 안에 명시된다. 인터넷 업계는 거부 권한이 추상적인 문구에 그쳐 논란이 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방통위는 일단 가이드라인을 시행한 후 현실적인 문제가 발생하면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가이드라인은 시행 이후 수정·보완"
업계 의견을 수렴한 방통위는 가이드라인 시행 이후 논란이 되는 부분에 대해선 수정, 보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가이드라인 적용 이후 법제화 추진에는 시간을 둘 것으로 보인다.
구글과 페이스북 등 해외 사업자의 협조 추진도 이뤄지고 있음고 강조, 국내 사업자와의 역차별 논란에 대비했다.
최성준 방통위원장을 비롯한 관련 부서에서 해외 사업자들에게 가이드라인 시행에 따른 협조를 요청했음을 강조, 가이드라인 시행 이후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방통위 최윤정 개인정보보호윤리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해외 사업자들도 가이드라인 제정과 관련한 논의를 같이 해왔기에 이번 가이드라인 시행에 동참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페이스북의 경우에도 게시물이 완전 삭제되는 것이 아니라서 지역에 따라 블록(차단)이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이번 가이드라인이 자기게시물을 삭제하지 못해 피해를 입는 이용자들을 효과적으로 구제해 국민의 프라이버시권을 크게 신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향후 가이드라인 시행과정을 면밀히 점검하고 필요한 경우 수정, 보완해 프라이버시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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