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GB 사려면 50만원 필요
가격 애매해 인기 못끌어 삼성 갤A7·LG X스크린 등 지원금 올린 제품들 인기
가격 애매해 인기 못끌어 삼성 갤A7·LG X스크린 등 지원금 올린 제품들 인기
지난 10일 출시된 애플의 '아이폰SE'가 한국시장에 안착하지 못한채 표류하면서 오히려 국산 중저가폰들이 판매량 증가의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10.16㎝(4인치) 작은 화면으로 보급형 스마트폰 소비자들에게 관심을 모았지만 출고가격이 예상보다 비싸고 지원금도 적게 책정되면서 이용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반면 아이폰SE 출시 이후 이동통신사들은 일제히 삼성전자의 갤럭시A7과 J3, J5, LG전자의 X스크린 등의 대표적인 중저가폰의 지원금을 높이면서 판매촉진에 나서고 있어 국내 시장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아이폰SE의 반사이익을 국산 중저가폰들이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폰SE, 흥행 부진
1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출시된 '아이폰SE'에 대한 이용자 반응이 신통치 않다. 최신 프리미엄폰보다는 가격이 저렴하지만 중저가폰이라고 부르기에는 가격이 비싸다는게 판매부진의 원인이다.
지원금도 적게 책정됐기 때문에 지원금이 많아진 지난해 출시된 프리미엄 단말을 구매하는 것이 이용자들에게도 더 이익이라는 것이 유통점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애플은 다른 휴대폰 제조사와는 달리 별도의 지원금을 주지 않기 때문에 이동통신사가 공시하는 지원금이 다른 휴대폰에 비해 적다. 이번에도 아이폰SE에 책정된 지원금은 모델별로 11만~13만원 수준이다. 64GB 모델을 사려면 소비자의 실제 부담은 최소 50만원 이상이 된다. 갤럭시S6 64GB 모델의 실제 구입가격이 30만원대, 갤럭시S7 64GB 모델도 60만원대 초반에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보급형 아이폰SE의 가격이 비싸다는게 유통가의 중론이다.
특히 이동통신사들도 아이폰SE를 유통점에 많이 공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출시 전부터 아이폰SE 흥행이 어려울 것으로 이통사들이 예상했다는 의미다. 아이폰SE를 찾는 고객도 별로 없는 상황이고 찾는 고객이 있더라도 매장에 아이폰SE 단말이 준비되지 않은 곳이 더 많다는 것이다.
한 휴대폰 유통점 관계자는 "KT는 아예 오프라인 유통망에 아이폰SE를 공급하지 않았고 다른 통신사들의 아이폰SE 공급량도 다른 제품에 비해 적은 편"이라며 "작은 화면을 원하는 이용자들이 대부분 고령층인데 고령층이 아이폰을 이용하는 것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포지셔닝이 애매하다"고 말했다.
■아이폰 견제 위해 지원금 올린 국내 중저가폰은 '인기'
아이폰SE가 부진한 반면 국내 제조사들의 중저가폰의 인기는 이어지고 있다. 아이폰SE 출시 이후 이통사들과 국내 제조사들의 지원금을 올린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최근 단독 출시한 삼성전자의 갤럭시J3 지원금을 올렸다. 가장 저렴한 밴드29 요금제 이용 고객에게 책정된 지원금을 기존 17만원에서 19만1000원까지 늘렸다. 매장 추가지원금(15%)을 받으면 이 요금제를 이용해도 단말 가격 부담이 1만~2만원 수준이다.
SK텔레콤은 LG전자의 G프로의 지원금도 모든 요금제에 동일하게 33만원을 책정했다. 어떤 요금제를 이용해도 매장 추가지원금을 받으면 소비자는 단말 가격으로 2만원만 내면 된다.
KT도 2015년형 갤럭시A7과 갤럭시센스(J5), 그리고 G3 비트의 지원금을 높였다. A7은 출시 15개월이 지나 지원금 상한 규제를 받지 않는 단말이 되면서 지원금이 최대 49만1000원으로 크게 늘었다. 5만9900원(599) 요금제를 사용해도 43만5000원의 지원금을 받아 단말 가격 부담이 없다. LG유플러스도 LG전자의 X스크린 지원금을 올렸다. 최고가 요금제 기준 29만4000원, 최저가 요금제 기준 24만5000원이다. 고가 요금제를 이용하면 단말 가격 부담이 없고 저렴한 요금제를 이용해도 단말 가격 부담이 2만~3만원 수준이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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