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자동차-업계·정책

현대·기아차, 내년 '저가형 SUV'로 중국차와 맞짱

이정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5.16 17:25

수정 2016.05.16 22:09

中로컬업체 점유율 잠식
현지업체서 부품 공급.. 생산 단가 최대한 낮춰 필수 기능만 장착해 생산
현대·기아차, 내년 '저가형 SUV'로 중국차와 맞짱

현대.기아차가 내년부터 중국시장을 공략할 저렴한 가격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출시할 예정이다. 싼값을 무기로 시장을 넓혀 나가고 있는 중국 로컬업체와의 정면승부를 위해서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중국 로컬업체 공세로 인해 10%를 웃돌던 시장점유율이 지난해에는 8.9%까지 떨어졌다.

■저가 SUV로 중국 로컬업체와 '맞짱'

16일 업계와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현대차는 내년 중소형 사이즈에 꼭 필요한 기능만 장착한 SUV를 창저우 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또 2018년에는 소형 SUV를 충칭 공장에서 생산할 방침이다. 기아차도 중형 SUV나 엔트리급 SUV를 2017~2018년께 중국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이 같은 신규 SUV 출시는 떨어진 중국시장 내 점유율을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현대.기아차는 중국시장에서 폭스바겐과 제너럴모터스(GM)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점차 그레이트월모터스 등 중국 로컬업체에 시장을 뺏기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2014년 10.4%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기도 했으나 지난해에는 8.9%로 7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장 연구업체인 IHS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이 같은 판매량 하락세는 중국 내 주요 10개 업체 중 가장 큰 낙폭이다. 작고 매끈한 디자인에 경쟁력 있는 가격은 현대.기아차의 강점이었으나 이 같은 점을 내세운 중국 로컬차량이 늘면서 사실상 타깃시장이 겹친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SUV 1~5위 중 2위만 상하이차와 폭스바겐 합작사의 '티구안'이 차지했고, 나머지는 모두 중국 로컬업체가 휩쓸었다.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가장 잘 팔린 SUV는 중국 로컬 그레이트월모터스의 '하발 H6'로, 총 37만3200대가 팔렸다. 반면 같은 기간 현대차가 중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만든 SUV인 'ix35'는 10만5872대, 'ix25'는 10만2755대 팔리는 데 그쳤다.

■'가격을 얼마나 낮추느냐'가 관건

이 같은 판매량은 로컬업체와의 가격차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로컬업체의 SUV 가격은 국산차의 50~70%에 불과하다. 현대 ix25는 11만9800위안(2153만원)부터 시작하지만 그레이트월모터스의 '하발 H6'는 판매가격이 8만8000위안(1585만원)부터 시작한다. 3위를 차지한 로컬업체 JAC의 '리파인 S3'는 6만5800위안(1185만원)부터, 4위인 체리자동차의 '티고'는 8만9900위안(1619만원)부터 판매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로컬업체 SUV 가격이 1500만원대 내외이기 때문에 현대.기아차 역시 비슷한 가격대로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로컬업체가 올해 출시한 신형차 가격도 마찬가지다. 최근 창안자동차가 베이징모터쇼에서 선보인 신형 SUV인 'CX70'은 6만8900~8만4900위안(1238만~1526만원) 선에 판매되고 있으며 지리자동차의 신형 크로스오버 해치백인 '엠그랜드GS'도 7만7800~10만8800위안(1298만~1955만원)에 팔리고 있다.


이 같은 로컬업체의 저가공세에 현대.기아차는 가격을 대폭 낮춘 SUV 출시뿐 아니라 중국 로컬 공급업체를 통해 부품을 저렴하게 납품받을 계획이다. 또 중국 옌타이에 있는 연구개발센터를 통해 중국시장 맞춤 엔지니어링도 진행할 방침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중국 공장에서 현지 시장을 공략할 저가 SUV를 출시할 계획"이라면서도 "현재 모델명 등 구체적인 것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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