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가지 씌우기"vs. "차별 아닌 차등"
바이오산업이 급성장하면서 관련 물품을 배송하는 특화 서비스도 발달하고 있는 가운데 중소 제약회사와 대형 제약회사가 물류비 차별을 겪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형 제약회사보다 중소 제약회사가 배송비 부담이 크다는 것.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DHL, 페덱스 등 현재 국제 특송업체가 바이오 물품 글로벌 운송 서비스를 전담하고 있다. 시간과 온도에 민감한 완제 의약품, 시약, 임상약, 원료, 혈액, 소변, 세포, 키트, 의료장비 등의 물품을 국제 규격에 맞춰 배송한다. 생물의약품 등을 배송해야 하는 바이오 물류서비스는 생산부터 사용자에게 전달되기까지 엄격한 관리가 필요해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된다. 배송이 어려운 만큼 배송료도 매우 높은 수준이라 고부가 가치 산업으로 분류된다.
고가의 배송료를 책정하는 만큼 제약사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이 가운데 중소 제약회사보다 대형 제약회사의 배송비가 더 저렴하게 책정돼 논란이 되고 있다.
한 중소 제약사 관계자는 "대형제약사보다 물류비용이 더욱 많이 드는 실정"이라면서 "우리 같은 작은 규모의 회사가 체감하기에는 바이오 물류 비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느낌이다"고 토로했다.
이는 중소기업 수출 경쟁력 강화에 앞장서겠다는 그동안의 국제 특송업체의 기조와는 대조되는 행보다.
국제 특송업체는 고객인 중소기업이 수출을 많이 해야 '배송시장 파이'도 커질 수 있기 때문에 토종 중소기업의 수출 장려를 위해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수출을 위한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해왔다. 중소기업의 국제 배송을 책임져주는 것은 물론, 수출을 위해 필요한 각종 제도 등을 알선해 주기도 했다. 하지만 대형 제약회사에만 물류비용을 할인해주고, 중소 제약회사에는 비싼 배송료를 받는 것은 그동안의 '중소기업 수출 도우미'를 내세워 홍보하던 행위와 전면 대치된다는 것.
이같은 지적에 대해 국제 특송업계는 기업의 크기에 따라 배송료를 차별하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바이오 물류의 경우 배송이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각각의 제품에 대해 배송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또 각각 회사에서 원하는 컨디션이 매우 까다롭기 때문에 배송료가 차이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임상시험 용으로 사람이 먹어야 하는 물품의 경우 온도를 5도에서 8도로 유지해야 하는 등 세부적인 조건을 맞추려면 동일한 제품이어도 포장제품이 다르기 때문에 가격이 차이날수 밖에 없다.
또 발송물의 무게, 물량, 도착지까지의 거리 등을 고려해서 가격이 결정되므로 서비스 가격이 차이가 났다면 보내는 화물의 물량, 무게, 거리, 빈도, 기간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즉 대형 제약회사의 경우 물량과 빈도에서 압도적이라 서비스가격이 저렴할 수 밖에 없다.
국제 특송업계 관계자는 "서비스 가격을 결정할 때 대기업, 혹은 중소기업이라서 가격이 달라지지는 않는다"면서 "바이오 물류의 경우 각각의 세부적인 요청 사항이 첨예하게 다르기 때문에 배송료 차이가 많이 난다"고 말했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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