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환경보건시민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환경단체와 피해자들은 애경의 가습기메이트만 사용한 쌍둥이 나원·다원양이 모두 지난해 환경부 조사에서 '관련성 확실(1등급)' 판정을 받았다면서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 성분을 쓴 제품도 실제 피해가 발생한 만큼 수사 대상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 수사는 현재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을 주성분으로 한 제품 제조.판매업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지난 2011년 실시한 동물실험 결과에서 PHMG·PGH의 독성만을 인정하고 CMIT·MIT 유해성은 배제했기 때문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나원·다원양의 아버지 박영철씨는 "2012년 초 친척이 다니던 홈쇼핑에서 애경산업의 '가습기메이트'를 직원 할인가로 사줘서 사용했다"고 말했다. 박씨 친척이 가습기메이트를 구매한 시점은 애경산업이 2011년 8월 이 제품의 판매를 자체적으로 중지했다고 밝힌 시점 이후여서 논란이 예상된다.
2011년 10월 태어난 나원양은 생후 100일 전후인 이듬해 초에 3∼4개월간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하면서 허파가 섬유화 등 증상을 보였고 목에 구멍을 뚫어 산소호흡기를 달고 있다.
나원양은 같은 해 12월 목에 구멍을 내 산소호흡기를 달아야 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됐고 다원양도 최근까지 기침을 계속하는 등 폐가 좋지 않다. 이날 퇴원한 나원양은 앞으로 3주간 경과를 보고 산소호흡기를 완전히 뗄지 연골이식 재수술을 할지 등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애경산업 측은 "질병관리본부가 2011년 8월31일 가습기살균제 사용 자제를 권고한 이후 판매를 중지하고 동네 슈퍼까지 돌아다니며 제품을 회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환경보건시민센터는 "나원양이 2011년 10월생이어서 제품이 2011년 8월에 판매중지 됐다면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할 수 없다"며 "애경 측 해명과 달리 제품이 제대로 수거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애경산업은 "판매원으로서 '가습기메이트'로 인해 피해를 보신 분들에게 도의적 책임을 인정한다"며 "정부 당국의 판단과 조사 결과가 신속히 나오기를 바라고 결과에 따라 모든 책임을 다할 계획"이라고 공식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schatz@fnnews.com 신현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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