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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한국 '타고투저' - 일본 '투고타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5.25 17:12

수정 2016.05.25 22:46

MLB서 韓타자 日투수 맹활약, 한국 타자 4명 홈런 20개 합작
일본 선발·불펜투수 9승 올려
1959년 제3회 아시아야구 선수권대회서 한국은 일본에 1-21로 패했다. 1945년 해방 이후 18년 동안 한국 야구는 일본에 내리 7연패를 당했다.

그중에서 가장 처참한 스코어가 1-21이다. 한국은 1963년 제5회 아시아야구 선수권대회서 마침내 일본을 5-2로 눌렀다. 해방 이후 처음으로 일본을 꺾었다.

이후 한국야구와 일본 야구는 엎치락뒤치락 만날 때마다 명승부를 보여왔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화력이 강하다. 일본은 투수력에 우위를 보인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있는 양국 선수들의 성적도 극명히 엇갈린다.

한국 출신 타자들은 25일 현재 20개의 홈런을 합작했다. 유감스럽게도 일본 타자들은 0이다.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가 9개, 이대호(시애틀 매리너스) 6개,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 5개의 홈런을 때려내고 있다. 메이저리그서 활약 중인 일본 타자는 두 명. 스즈키 이치로(마이애미)와 아오키 노리치카(시애틀) 누구도 홈런을 때려내지 못하고 있다.

투수 쪽으로 눈길을 돌리면 반대 현상을 볼 수 있다. 류현진(LA 다저스)이 부상으로 개점휴업 상태다. 고군분투하고 있는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1승 6홀드를 기록했다. 6명의 일본인 투수가 올린 승수는 모두 9승. 6명 가운데 둘은 불펜투수이고, 한 명(다르빗슈·텍사스)은 부상자 명단에 올라 있다.

마에다 겐타(LA 다저스)가 3승으로 선두다. 이와쿠마 히사시(시애틀), 다나카 마사히로(뉴욕 양카스)가 각각 2승씩이다. 불펜투수이긴 하나 우에하라 고지(보스턴)도 2승을 보탰다. 결과적으론 9-1로 일본 투수들의 우위다. 홈런 수와 승수로만 양분해서 보면 한국은 타고투저, 일본은 투고타저다.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질까? 일본 타자들은 풀스윙보다 맞추는데 주력한다. 일본 투수들의 변화구 구사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풀스윙으로는 떨어지는 구질에 적응하기 어렵다. 반면 국내 투수들은 빠른 공 구사 비율이 높다. 상대적으로 장타가 많이 나오는 이유다.

일본 프로야구의 홈런왕 경쟁은 외국인 타자들이 주도해 왔다. 센트럴리그의 경우 최근 10년간 7번이나 외국인이 홈런왕을 차지했다. 국내 프로야구는 최근 10년간 외국인 홈런왕이 아예 없다. 전체를 통틀어도 두 차례뿐이었다.

한국 타자들은 메이저리그 스타일의 호쾌한 스윙을 구사한다.

일본 타자들은 '톡톡 타법'이다. 24일 현재 일본 프로야구 최다 홈런 1위는 외국인 타자 메히야(세이부)로 16개. 한국은 14개를 때린 김재환(두산)이 1위다. 외국인 타자 히메네스(LG)와 테임즈(NC)가 한 개 차이로 뒤를 쫓고 있다.


일본프로야구 시즌 최다 홈런 기록(60개·2011년 발렌틴)은 외국인 타자 몫이다. 국내 최다 기록은 1999년 이승엽(삼성)의 54개. 타자들의 배트 힘에서 한국 타자들은 거구의 외국인 선수들에게 밀리지 않는다.
투수들이 조금 더 분발했으면 한다.

texan509@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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