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말레이 국부펀드 돈세탁 스캔들' 싱가포르 검찰 조사 착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5.29 14:38

수정 2016.05.29 14:38

【뉴욕=정지원 특파원】말레이시아의 국부펀드인 1MDB의 돈세탁 스캔들과 관련, 싱가포르 검찰이 조사에 착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싱가포르 검찰은 "1MDB 스캔들이 싱가포르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돈세탁 사기 사건인 만큼 이 사건을 철저히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1MDB는 2009년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가 국내외 자본을 유치해 경제개발 사업을 벌이기 위해 설립한 펀드이다.

그러나 나집 총리가 지난 2013년 총선을 앞두고 1MDB의 자금 수십억 달러를 유용했고,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돈세탁에 관여했던 정황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파문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나집 총리는 "1MDB 사건과 관련, 본인은 전혀 잘못하거나 범법 행위를 저지른 적이 없다"며 사건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해왔으며 싱가포르 검찰은 나집 총리에 대한 수사를 종결한 상태다.


싱가포르 금융당국은 지난주 1MDB 비리 사건과 관련, BSI(방카 델라 스비체라 이탈리아나) 은행 싱가포르 지점에 대해 상업은행 인가 취소와 폐쇄 명령을 내린 뒤 BSI의 임직원 6명에 대한 검찰 수사를 요청한 바 있다.

BSI 은행은 주로 스위스의 이탈리아어권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해왔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신흥시장 확대를 모색해왔다.

싱가포르 중앙은행인 싱가포르통화청(MAS)은 BSI의 은행 면허를 취소한 것은 물론 97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싱가포르 검찰은 "이번 1MDB 스캔들은 싱가포르뿐만 아니라 전세계 역사상 손가락 안에 꼽히는 금융사기"라며 "상상을 초월하는 액수의 돈이 여러 국가들의 국경을 넘어 불법으로 거래됐다"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1MDB 비리는 싱가포르와 스위스를 비롯, 미국과 룩셈부르크, 홍콩 등 최소한 6개 국가에서 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 검찰에 따르면 1MDB 비리 사건의 총 규모는 약 40억달러로 추산되며 1MDB 자회사인 SRC 인터내셔널 등 4곳의 회사가 관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유용된 돈 일부가 아랍에미리트로부터 말레이시아 전·현직 관리 소유의 스위스 계좌로 흘러 들어갔다고 스위스 당국은 덧붙였다.

싱가포르 검찰은 BSI 은행의 매니저인 여 지아웨이를 돈세탁 혐의로 체포한 뒤 법원에게 그에 대한 보석금을 기각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의 변호사는 이번 스캔들과 관련돼 적용된 9개의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SI는 이번 스캔들과 관련, "최고경영자(CEO)인 스테파노 코두리가 즉각 사임했다"며 "스위스와 싱가포르 수사당국에 최대한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jjung72@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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