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檢, 홈플러스-롯데마트 수사 막바지..전 대표 동시 소환(종합)

이승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6.03 15:58

수정 2016.06.03 15:58

옥시가 원료물질 유해성을 인정하는 해외 실험보고서를 여럿 은폐한 정황이 확인됐다. 검찰은 롯데마트와 홈플러스의 전직 최고경영자를 3일 소환하면서 옥시 외 가해업체에 대한 막바지 수사에 들어갔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부장검사)은 최근 옥시측으로부터 해외 연구소에 의뢰한 실험보고서 4건의 존재를 확인, 이 가운데 3건을 임의제출 형태로 확보했다. 조사 결과, 미국 연구소에서 작성된 게 2건이고 나머지는 인도의 연구소에서 만들어졌다. 다른 1곳은 실험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2012년께 작성된 보고서들은 원료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의 흡입독성이 있다고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옥시측 업무상 과실치사 및 과실치상 혐의를 뒷받침하는 유력한 물증으로 보고 있다.

■거라브 제인 전 대표 "한국 상황상 입국 어렵다"
옥시 측이 해외 연구소에 실험을 의뢰, 은폐한 시점은 모두 거라브 제인 전 대표(47·인도)가 최고경영자로 있던 때다.
검찰은 제인 전 대표가 해당 실험 결과와 내용을 보고받은 것으로 판단한다. 싱가포르에 체류 중인 제인 전 대표는 피의자 신분 출석 요구를 거부하면서 최근 현지를 방문한 국내 한 언론사에 "한국 정부가 제품 판매중지 명령을 내리기 전 자발적으로 문제 되는 제품이 회수되도록 최선을 다했다"며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수사기관에 최대한 협조하고 싶지만 한국의 현 상황에 비춰 입국하기 어렵다는 점을 이해해달라"고 밝혔다고 검찰은 전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소환 요구에 불응하면서 언론에 자기 입장을 얘기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결국 자기변명을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곧 제인 전 대표에게 이메일을 보내 서면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외국에 거주하는 사건 관련 외국인 6명에게 변호인을 통해 출석을 요구했으나 3명은 소환에 불응했고 2명은 답변을 하지 않았다. 나머지 1명은 거주지 불상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거주지가 확인된 5명에게 이메일 서면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검찰은 이철우 전 롯데마트 대표(73)와 이승한 홈플러스 전 회장(70)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이날 이 전 대표는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져 죄송하다"며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 전 회장도 "피해자 가족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안전성 실험을 제대로 벌이지 않은 경위 등을 확인했다. 롯데마트는 2006년, 홈플러스는 2004년 옥시의 제품을 모방해 PB(자체 브랜드) 상품을 제조·판매했다. 가습기 살균제 시장을 선도했던 옥시는 2000년 10월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을 출시했다.

■홈플러스, 롯데마트 전 대표 동시 소환
제품 출시 전 홈플러스는 자체 검토를 거쳤고 롯데마트는 외주업체에 컨설팅을 의뢰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당시 흡입독성 실험 필요성이 언급되지 않은 채 생산이 결정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 대표와 이 전 회장은 살균제 제품 출시 당시 각각 두 회사의 최고 의사결정권을 갖고 있었다. 제품 제조와 판매는 사실상 실무 책임자인 본부장급이 총괄했기 때문에 두 전 대표의 처벌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은 이날 두 사람에 대한 조사를 끝으로 롯데마트와 홈플러스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 이르면 다음 주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relee@fnnews.com 이승환, 신현보 기자
relee@fnnews.com 이승환, 신현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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