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된 청사 노후화 심각.. 사무·주민편의 공간 부족
인문학적 요소 적극 도입.. 임기 내 호화롭지 않게 추진
인문학적 요소 적극 도입.. 임기 내 호화롭지 않게 추진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다'는 말이 있죠"
김영종 서울 종로구청장(사진)이 종로구청사 건립에 대해 꺼낸 첫마디다.
그는 "종로구 신청사를 짓는데 인문학적 요소를 적용, 사용했으면 좋겠다"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말했다. 특히 경기 용인시청사 등 호화 사치청사 건립에 대한 비난 여론 등을 의식했는지 조심스러웠다.
김 구청장은 종로구청장 연임 전에는 서울시 공직에도 있었고 이후 건축사 자격증을 갖고 사업을 했을 만큼 이 분야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는 '건축은 조형물도, 엔지니어링도 아니다. 인문학이다. 과거 어떤 역사를 가졌고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미래에 어떻게 살아 갈 것인가'라는 어느 건축가의 말도 인용했다.
그러면서 그는 "종로구는 인문학적 요소를 적용해 사람의 무늬를 그리는 '사람중심의 명품 신청사'를 건립하겠다"고 전했다.
현 종로구청은 조선의 개국공신 삼봉 정도전 선생의 집터였다. 일제 강점기인 1922년 수송국민학교로 건립돼 1975년부터 종로구청사로 사용됐다. 건립 100년, 건물 노후화로 누수와 균열이 발생해 청사 유지에 많은 예산이 들고 있다는 것이 김 구청장과 종로구 사람들의 한결같은 설명이다.
종로구는 2003부터 청사건립 기금조례를 제정해 800억원을, 청사 개발업체인 한국자산관리공사로부터 800억원을 충당하고 서울시가 280억원을 지원해 재정을 마련했다.
종로구청을 처음 찾았다는 한 민원인은 "TV 미로찾기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좋겠다"고 했다. 그만큼 청사가 복잡하다는 얘기다.
100년 가까이 된 본관 건물, 1별관, 구내식당이 있는 2별관, 홍보전산과가 있는 소방서 건물 4층, 이것도 모자라 인근 이마빌딩 4층까지 빌려 청사를 운영하는 실정이다. 주민편의 공간이라곤 1층의 작은 도서관 '삼봉서랑'이 고작이다.
김 구청장은 "그간 이런 불편 때문에 여러차례 신청사 건립을 추진했으나 예산 문제 등 여러가지 사정으로 번번이 실패했다"며 "그렇다고 주민편의 공간도 없고 사무공간이 절대 부족한 현 청사를 그대로 둘 수는 없다"고 했다. 자신의 임기 안에 청사를 건립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는 "예산 부담을 줄이고 주민문화예술 공간, 공공도서관 등 주민편의 공간을 확충하며 호화롭지 않은 청사를 건립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구청장은 민관위탁개발 방식을 택해 관상복합청사를 짓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매년 약 100억원의 임대 수입이 발생한다고. 이 수익금을 수년간 나눠 건축비로 상환하겠다는 것이 김 구청장의 복안이다. 건축비 충당이 끝나면 종로구 세수는 한해 100억원 가량 늘어난다고 전했다. 그는 내년부터 청사 건립에 들어간다고 덧붙였다.
dikim@fnnews.com 김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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