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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랜도 테러' 美 대선 핫이슈로...트럼프 "모스크 감시" 對 힐러리 "총기, 강력 규제"

김규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6.14 15:54

수정 2016.06.14 15:54

【뉴욕=정지원 특파원】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으로 기록된 올랜도 나이트클럽 사건이 미 대선의 핵심 이슈로 부상했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의 주요 언론에 따르면 민주·공화 양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도널드 트럼프가 이번 사건을 놓고 열띤 공방전을 벌이며 정면충돌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뉴햄프셔주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무슬림 입국 금지' 주장을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는 “내가 대통령이 되면 미국과 유럽, 동맹국들을 상대로 테러를 벌였던 역사가 입증된 지역으로부터 이민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올랜도 총기 난사범이 미국에 거주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의 부모가 미국으로 이민올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지금 당장 미 국경 통제를 강화하고 이민자들의 신원이 완전히 검증될 때 입국금지 해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이어 무슬림 커뮤니티가 자신들 내부의 문제를 제대로 신고하지 않고 있다면서 “우리는 모스크를 감시하는 것과 관련해 매우 강한 입장을 취해야 된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의 클린턴은 오하이오주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외로운 늑대'(자생적 테러리스트)를 막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클린턴은 “올랜도 사건의 테러리스트는 죽었을지 모르지만 그의 마음속에 남아있는 바이러스는 여전히 살아 있다”며 “우리는 눈을 바르게 뜨고 흔들림 없는 의지로 자생적 테러를 제압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어 무슬림의 미국 입국 금지를 주장하는 트럼프의 대책은 "자유를 사랑하고 테러를 증오하는 대다수 무슬림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라며 근본적인 처방책이 아니라고 꼬집었다.

클린턴은 또한 미국과 유럽에서 급진화하는 자생적 테러리스트들의 신원을 확인하고 이들을 근절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와 클린턴은 총기규제를 놓고도 상반된 견해를 보였다.

클린턴은 올랜도 테러 등에서 AR-15 소총과 같은 살상무기가 사용됐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살상무기에 대한 강력한 규제 강화를 주장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이에 대해 “클린턴이 미국인들로부터 총기를 빼앗아 우리를 학살하려는 자들에게 주려한다”고 비난하면서 “이번 사건의 용의자는 총기면허를 소지하고 있었고 규제가 강화됐어도 신원조회를 통과했을 것”이라고 미국인의 총기 소지를 옹호했다.

한편 트럼프는 이번 사건과 관련,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 대해서도 독설을 퍼부었다.

그는 “미국은 현재 단호하지도 똑똑하지 않은 사람(오바마 대통령)이 이끌고 있다”며 “국민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지금 행동하는 방식을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급진 이슬람 테러리즘이라는 용어조차 사용하지 않는데 이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jung72@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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