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을 둘러싸고 '카더라 통신'이 난무하고 있다. 과거 증권가 찌라시(사설정보지)를 빼닮은 카카오톡 찌라시, 이른바 '카톡 찌라시'에 삼성그룹이 단골로 등장하고 있다.
화학.방산 매각을 필두로 시작된 삼성그룹 재편을 놓고 각종 시나리오가 '카톡 찌라시' 형태로 돌아다니는 모습이다. 일부 찌라시의 경우 실제 현실화 되면서 언론이 관심을 갖기 시작, 찌라시가 기사를 낳고 기사가 또다시 찌라시를 낳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한동안 잠잠했던 삼성그룹 관련 찌라시를 등장 시킨 곳은 바로 제일기획과 삼성SDS이다. 제일기획은 지난해 말부터 지분 매각설이 본격적으로 나온 이후 찌라시의 단골손님이었다.
세계 3위 프랑스 광고회사 퍼블리시스와 매각 협상이 무산된 뒤 중국 광고회사 등 제3의 회사를 접촉해 매각을 재추진한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이를 뒷받침이나 하듯 찌라시에 구조조정 설이 등장했고 곧 이어 '중국은 물론 다른 미국 유럽 기업과 물밑 논의 진행 중으로 15일 새로운 매각 대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다'라는 내용이 급속히 퍼졌다.
하지만 제일기획이 전날 공시를 통해 "주요 주주와 글로벌 에이젠시들과의 기존 다각적 협력방안 논의는 구체적인 결론 없이 결렬됐다"고 밝혔다. 또 "현재 당사 주요주주는 다각적 협력 및 성장 방안과 관련해 제3자와 특별히 진행하고 있는 사항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제일기획과 달리 삼성SDS는 분할.합병이 계속 진행되고 있어 찌라시도 계속 생성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삼성SDS 명예퇴직과 관련된 찌라시가 돌면서 분할.합병 전 몸집 줄이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실질적 지주사인 삼성물산과 전방 산업이 좋지 않은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역시 찌라시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지속되면서 재계 맏형인 삼성그룹의 재편 과정에 대한 다양한 추측이 나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할 수 있다. 부화뇌동(附和雷同)하는 언론도 문제지만 이를 방치하는 것도 삼성답지 않다는 지적이다. 기업설명회(IR)과 최고 경영자의 정기 '주주 레터'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시장과 보다 적극 소통해 불필요한 억측이 난무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해야 할 것이다.
courage@fnnews.com 전용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