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서울 우면동 R&D특구 개발호재 맞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6.16 18:16

수정 2016.06.16 18:16

작년 삼성 R&D캠퍼스로 4000명 직장인 유입에도
전보다 매매거래 되레 줄어.. 상권도 손님 없어 썰렁
지난 16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에 위치한 삼성R&D캠퍼스 직원들이 점심시간을 맞아 거리로 나온 모습이다. 이 지역은 실거주 없이 출퇴근만하는 직장인들이 대부분이다. 유일하게 붐비는 건 점심시간뿐이다.
지난 16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에 위치한 삼성R&D캠퍼스 직원들이 점심시간을 맞아 거리로 나온 모습이다. 이 지역은 실거주 없이 출퇴근만하는 직장인들이 대부분이다. 유일하게 붐비는 건 점심시간뿐이다.

'대기업이 들어오면 부동산이 뜬다'는 격언이 통하지 않는 곳이 있다. 서울 서초구 우면동 이야기다.

이곳에는 지난해 11월부터 삼성R&D캠퍼스 건물이 완성돼 올초까지 4000여명의 직장인이 새로 들어왔다.

이와 함께 기존 대기업(LG, KT등)과 새로운 중소기업연구센터도 유치할 계획이어서 이곳은 향후 연구 중심의 특구로 조성될 계획이다.

하지만 이같은 호재에도 우면동 주변 아파트나 상가 등 거래량이나 가격변동은 잠잠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거래는 제자리, 가격도 정체돼

1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을 보면 삼성R&D캠퍼스가 이주하기 시작한 지난 11월 이후부터 이주완료한 3월까지의 부동산 거래는 89건으로 이전 5개월(90건)보다 되레 1건이 줄었다.

연구소 이전이 지역 부동산거래로 이어지지 않은 것이다.

삼성R&D캠퍼스의 연구원 박씨(35)는 "우면동 인근 내곡· 세곡동 과천까지도 알아봤는데 너무 비쌌다. 수원광교에서 출퇴근한다"며 "동료들보면 이번에 이주해 온 사람은 10%도 안 된다"고 전했다.

이에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 부동산전문위원은 "우면동이 교통이 좋아 넓은 지역에 걸쳐 이곳에 출퇴근 가능하다"며 "과천에 새로 들어오는 뉴스테이단지나 신분당선이 위치한 광교나 판교 등이 1억원 이상 싸고 학군도 좋은 곳이 많아 직장인들이 굳이 이주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삼성R&D캠퍼스인근 '서초 네이처힐6단지'의 전용 59㎡의 경우 지난 11월 2000만원 오른 이후 올 상반기 6억 7000만원에서 시세변동이 없었다.

전용84㎡도 지난해 말 1000만원 오른 뒤로 올 상반기내내 8억 6000만원을 유지하고 있다.

서초 네이처힐 인근의 공인중개인에 따르면 "서초구 우면동이 강남의 3구 지역임을 볼 때 가격상승이 없는 것과 같다"며 "이미 그전에 많이 올라 최근에는 가격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낮에만 반짝있는 직장인들, 상권도 크지 못해

우면동의 한 공인중개인은 "젊은 초년생 연구원들이 이곳에 혼자 살 곳이 마땅치 않다. 잠시 점심때 나와서 커피마시는 거로는 지역이 활성화되지 못 한다"며 "삼성캠퍼스 족 들어오기로 했던 곳이 취소했고 최근 계약한 한 커피집의 임대료는 10~20만원 정도 기존보다 내려서 계약했다"고 전했다.

국토교통부자료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상가 공실률은 지난해 4·4분기 8.13%에서 올 1·4분기 10.78%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같은기간 상가 임대료(완전월세)는 지난해 4.4분기 1㎡당 1만 9400원에서 올 1·4분기 1만8900원으로 내려앉았다.

LG전자연구원인 조하나씨(27) 역시 "2년정도 다니면서 점심은 대개 회사식당에서 해결한다. 커피나 간식거리를 먹으러 나가는게 전부다"며 " 여기가 비싸고 살곳도 많지않아 통근버스시간에 맞춰 집으로 가기 일쑤다"고 피력했다.

■주거물량확보위해 용적률등 규제완화… 양날의 검

현재 우면동에는 두 개의 다가구 주택촌이 있다.

LG전자기술원과 우면산으로 둘러쌓인 주택가와 또 삼성 R&D 캠퍼스가 위치한 언덕위로 있는 단독주택촌은 1~2층으로 층수가 낮아 기존 주민들이 살집만 겨우 갖춰져 있는 것이다.

정부와 서울시가 이 지역 주거물량을 확보하고 더 활발한 생활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2월부터 우면동 R&D특구 내 용적률 규제 대폭완화 등을 발표한 바 있다.


김현주 서울시 도시계획국 종합계획팀 전문위원은 "용적률을 한꺼번에 대폭 풀어주면 지가가 높아지고 임대료가 상승할 것이다"라며 "중소 R&D업체들이 특구로 못들어오거나 기존의 업체도 나가야할 수 있어 주거지확충을 위한 용적률인하는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용적률인하로 주거확충이 가능하나 중소연구업체들은 임대료가 높아져 이곳을 외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문진숙 서초구청 경제진흥팀 주무관은 "연구일이 밤낮없이 할 수 있는 것이고 연구특구로서 주거, 교육 등 각종 생활환경을 할 수 있는 중심이 되야 한다"며 "6월에 용적률등에 관한 용역가이드라인등을 설정하고 조사부터 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herok@fnnews.com 김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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