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 투입할 수도 있기에 당연히 금융도 대상"
"국민 불편하면 법 아냐.. 김영란법 개정해야"
20대 국회 전반기 원구성이 완료되면서 주요 상임위원회가 본격 출범했다.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썼던 19대 국회를 반면교사 삼아 여야는 한 목소리로 20대 국회를 '일하는 국회'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선 상임위가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노동 개혁과 규제 개혁 등 박근혜 정부 후반기 국정과제는 물론 기업 구조조정, 맞춤형 복지, 미세먼지 대책 등 상임위가 다뤄야할 현안들은 수두룩하다. 특히 여소야대, 3당 체제인 20대 국회에선 여야간 의견이 충돌할 때마다 상임위원장의 거중조정 역할이 어느때보다 절실히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파이낸셜뉴스는 주요 상임위원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상임위별 핵심 쟁점과 현안 및 주요 법안 처리 전망에 대한 의견을 듣고 20대 국회가 나아가야 할 협치방안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국민 불편하면 법 아냐.. 김영란법 개정해야"
20대 국회 정무위원회 전반기 상임위원장으로 선출된 새누리당 이진복 의원(3선.사진)은 부실 기업 구조조정과 함께 방만 경영으로 문제되고 있는 국책은행 등 금융기관들의 구조조정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19일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기업이 구조조정에 들어가기 시작하면 기업에게 돈을 준 은행도 당연히 부실이 쌓인다"며 "국민의 혈세가 투입돼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금융기관도 구조조정을 안 할 수가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8대 국회 의정활동을 정무위에서 하며 전문성을 쌓은 이 위원장은 19대 국회에선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간사를 역임하는 등 금융과 산업, 정책 분야 경험을 두루 갖춰 정무위원장으로서 적임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 위원장은 19대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되지 않아 설립이 무산된 금융소비자보호원의 독립기구화 문제와 관련해 금융감독원 산하 기관으로 설립하면서도 기관장의 임기를 보장해 기구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방안을 조정안으로 제시했다.
아울러 이 위원장은 이른바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과 금품수수금지법에 대해서도 개정방침을 시사하며 시민단체도 법 적용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정무위원회에서 주로 다뤄질 경제민주화 관련정책과 법에 대해 이 위원장은 당위성은 인정하지만 서두르지 말고 신중한 자세로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다음은 이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관련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의 부실을 문제로 지적했다.
▲대우조선해양에 산업은행의 대표자가 나가 있었다. 분식회계를 몰랐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 분식회계로 해당 주식이 거래 중지되면서 해외투자자들의 신뢰가 떨어졌다. 자본 유출을 초래하는 일로,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그동안 (금융기관의)리스크에 대해 쉬쉬하고 넘어왔다. 기업의 건전성이 사라지면서 금융기관의 건전성도 없어졌다. 금융은 혈세 투입의 필연성을 가지고 있다. 도덕성을 갖추지 않고 시장을 흐려놓는 금융 관계자들에게 경고를 해야 한다.
―정부가 금융소비자보호법 입법 재추진할 예정이다. 독립기구화 문제가 쟁점인데.
▲금융감독원이 관련 업무를 다 처리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금융소비자보호원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정부조직법상의 문제, 정부 조직을 자꾸 늘리는 것에 대한 비판이 있다. 이에 금융감독원 산하에 두되 독립성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설립을 하고, 추후 독립 기구로 만들어도 괜찮을 것이다. 대신 검찰총장, 경찰총장 등과 같이 기관장의 임기를 보장해 독립성을 갖출 수 있다.
―김영란법에 대한 기대와 우려도 상존한다. 법 시행 전부터 개정 주장이 나온다.
▲국민이 불편한 법을 만들면 안 된다. 김영란법엔 모순이 있다. 시대의 흐름상 필요한 법이라는 것엔 동의하지만 국민이 불편하다면 법이 아니다. 빈대를 잡자고 초가삼간을 태우는 일은 없어야 한다. 부패를 없애자면서 삶의 근간을 황폐화시키는 것은 문제다.
특히 사회에서 가장 깨끗해야 할 곳이 시민운동단체다. 정책과 법률을 만들 때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시민단체도 법안 대상에 들어가야 한다. 시민단체가 자정적인 입장에서 선언을 하고 대상에 포함되기를 권고하고 싶다.
―야당의 경제민주화, 재벌 규제 정책에 대한 견해는.
▲도를 넘어서 기업을 무너뜨리는 차원이 돼선 안 된다. 개혁도 동조가 있어야 가능하다. 공감대가 없으면 저항에 부딪힌다. 너무 빠르게 가려고 일을 그르치는 것 보단 천천히 가더라도 목표점을 분명히 정해야 한다.
―한국거래소를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데.
▲자본시장을 글로벌 기준에 맞춰야 한다. 외국 투자자들이 오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자본시장을 활성화 시켜야 하는데 파생상품의 본산이 부산이다. 서울은 노하우와 기반을 갖추고 있지만 부산은 아등바등하고 있다.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닌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법안이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이진복 정무위원회 위원장 ■약력 △58세 △부산 △부산기계공고 △동아대 정책과학대학원 석사 △박관용 전 국회의장 보좌관 △청와대 정치특보실 국장 △부산시 동래구청장 △18·19·20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원내부대표 △19대 국회 산업통상자원위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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