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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충격]베를린 장벽 붕괴 후 최대 사건...글로벌 금융시장 '패닉'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6.24 17:19

수정 2016.06.24 17:19

영국민들의 브렉시트 결정의 파괴력은 컸다. 독일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 유럽에서 일어난 가장 큰 사건이란 분석에 걸맞게 시장은 출렁거렸다. 영국 파운드는 투매, 미국 달러와 일본 엔, 금에는 강한 매수세가 몰렸다.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안전자산을 좇아 투자금이 이동, 글로벌 금융시장은 하루 종일 변동성 큰 롤러코스터 장세였다.

영국민들의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개표한 24일 금융시장은 하루 종일 요동쳤다. 파운드 가치는 31년 만에 최대 규모로 폭락했다. 파운드는 여론조사 결과 영국의 EU 잔류가 유력하던 23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11시만 해도 달러당 0.673파운드를 기록하며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파운드 가치는 24일 새벽 개표가 이뤄지면서 폭락세로 돌아섰다.
파운드는 개표 초반 혼전이 이어지던 오전 12시20분 달러당 0.692파운드를 나타내며 주저앉았다가 잠시 반등한 뒤 오전 2시 10분에 또 한 번 무너졌다. 파운드화는 EU 잔류 득표율이 탈퇴를 앞서기 시작하자 다시 진정세를 보였으나 오전 3시 이후 급락했다. 달러당 파운드 가치는 오전 5시30분 0.7550파운드로 31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져 전일대비 10% 이상 낙폭을 보이다가 다소 진정세를 보였다. 달러당 유로화 가치도 이날 오전 6시30분 기준 전일대비 3.41% 떨어졌다.

안전자산은 무서운 속도로 가치가 치솟았다. 주요 6개 통화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2.4% 올랐다. 엔은 장중 달러당 100엔선이 무너졌다. 달러당 100엔대가 무너진 것은 2013년 11월 이후 2년 7개월만이다. 엔 가치가 그만큼 폭등했다는 의미다.

한국 원화 가치는 전 거래일보다 29.7원 떨어진 1179.9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화가치는 장중 30원 넘게 떨어지는 등 브렉시트 투표 개표 진행 상황에 따라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원·달러 환율의 하루 변동폭은 최대 33.10원으로 남유럽 재정위기가 있었던 2011년 9월 23일 46.00원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민경원 NH선물 연구원은 "1180원선에서 레벨 부담으로 수차례 꺾인 것을 보면 당국의 변동성 관리(개입)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지만 예상보다 규모가 큰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서정훈 KEB하나은행 외환파생상품영업부 연구위원은 "다음 주까지는 브렉시트 영향으로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달러당 1200원선까지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증시도 충격을 면치 못했다. 개표와 함께 장을 시작한 아시아 증시는 브렉시트 여파를 고스란히 받았다. 한국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하룻사이에 48조원이 증발했다. 지난 2011년 11월10일 57조 2150억원 감소 이후 최대 폭이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61.47포인트(3.09%) 떨어진 1925.24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 역시 전날보다 32.36포인트(3.09%) 하락한 647.16으로 거래를 마쳤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엔 가치 폭등 영향으로 전일대비 7.9% 추락한 1만4952.02에 장을 마쳤다. 같은 날 오사카증권거래소는 닛케이평균 선물 9월물이 장중 청산가치 대비 8% 떨어진 1만4840까지 내려가자 매매를 일시 정지시키는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했다.

중국 상하이지수는 전날보다 1.33%내린 2854.29로 마감했고 선전종합지수도 0.76% 내린 1900.60으로 거래를 끝냈다. 대만 가권지수 역시 전일대비 2.3% 하락한 8476.99로 종료됐다.

뒤늦게 장이 선 유럽증시도 아비규환이었다. 영국 FTSE100지수는 24일 전 거래일 대비 7.7% 내린 5849.41로 장을 시작했다. 독일 DAX지수도 전날보다 10% 떨어진 9232.00로 거래에 들어갔다.

원자재 시장도 브렉시트 영향권에 들었다.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금 가격은 상승세를 보인 반면 상대적으로 위험이 큰 원유 가격은 내렸다. 미국 시장에서 거래된 8월물 금 선물은 브렉시트 투표 종료 직후 31.1g당 1255.60달러였으나 6시간 이후 1354.70달러까지 치솟아 7%가 넘는 상승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8월 인도분은 배럴당 50달러에서 배럴당 46.76달러까지 떨어지며 6%에 가까운 낙폭을 나타냈다.

pjw@fnnews.com 박종원, 박소연, 윤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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