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골프일반

<정대균기자의 한국 골프장 산책>'모두가 가고 싶지만 아무나 갈 수 없는 곳' 강원도 춘천 제이드팰리스GC

정대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7.06 13:16

수정 2016.07.06 13:16

연간 2만8000명에게만 라운드 허용
▲연간 2만8000명에게만 라운드를 허용할 정도로 철저하게 소수 회원제로 운영되는 강원도 춘천 제이드팰리스GC. 이 골프장은 '백상어' 그렉 노먼이 국내에 처음으로 설계한 대표적 환경친화적 코스다.
▲연간 2만8000명에게만 라운드를 허용할 정도로 철저하게 소수 회원제로 운영되는 강원도 춘천 제이드팰리스GC. 이 골프장은 '백상어' 그렉 노먼이 국내에 처음으로 설계한 대표적 환경친화적 코스다.
춘천(강원도)=정대균골프전문기자】정녕 나 혼자만의 생각일까.

개울가 미류나무 그늘 아래서 미역감던 어릴적 친구들의 모습이 문뜩 떠오른다. 서울간 누나가 금세라도 이름을 부르며 뛰어 올 것 같은 동구밖 정경도 보인다. 하루 온종일 지친 줄도 모르고 동무들과 오르내렸던 고향 뒷동산이 오버랩될 때는 '그리움'에 피식 웃음이 절로 난다. 영락없는 고향 밖에서 만난 고향의 모습이다. 그래서 그곳에 들어서면 항상 기분이 좋아진다. 그 모든 것을 한 폭의 풍경화로 담았기 때문이다.
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제이드팰리스 골프클럽이다.

제이드팰리스는 이 지역이 옥(玉)이 많이 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한 마디로 '옥의 궁전'인 셈이다. 이 골프장은 다년간의 골프장 경영 노하우가 응집된 한화호텔앤드리조트(대표이사 문석)가 10여년의 마스터플랜을 실행에 옮겨 2004년 9월 15일 개장했다. 제이드팰리스는 ‘백상어’ 그렉 노먼(호주)이 설계한 국내 최초의 골프 클럽이다. 이 골프장이 기존 국내 골프장과 다르게 평가되는 이유다. 의아스러운 것은 노먼이 어떻게 우리의 '고향'이라는 정서를 설계에 반영할 수 있었느냐다.

제이드팰리스 골프클럽의 코스 제원은 18홀(파72), 전장 6425m(7027야드)다. 5개의 도그렉홀을 제외하곤 공격 루트를 위한 시야를 충분히 확보해주고 있다. 그럼에도 티잉그라운드에 올라서면 저절로 위축된다. 볼을 보낼 지점이 마땅치 않게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페어웨이로 나와서 보면 도처가 안전지대다. '설계자의 트릭에 걸려 들었구나'라고 깨달았을 때는 이미 버스가 떠난 뒤다.

노먼의 코스 디자인 철학은 자연 지형의 특성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난이도를 적절히 배합하여 골퍼들에게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플레이를 요구하는 것이다. 모든 홀이 골퍼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유다. 71개의 벙커와 6개의 폰드로 이른바 '백상어의 덫'을 만들었다. 골퍼들은 노먼이 쳐놓은 '트랩'을 '트릭'이라고 억지(?)를 부린다. 일종의 자기합리화인 셈이다. 노먼 설계의 단골 메뉴인 페이스드 벙커와 롱러프(톨페스큐), 그리고 적절히 설계에 활용한 자연지형지물도 코스 난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이 곳이 다른 골프장에 비해 5타 이상 스코어가 더 나오는 이유다.

스코어가 좀 나쁘면 어떤가. 다른 곳에서 여유를 찾으면 보상이 되는 걸. 눈을 돌려 주변 경관을 감상하다보면 일타일타에 일희일비할 이유는 없어진다. 계절에 따라 색다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수려한 경관은 '명문' 제이드팰리스의 든든한 백그라운드다. 울창한 원시림과 폭포, 바위산 등 자연환경을 그대로 존치한 자연친화적인 코스는 모험과 도전을 즐기는 골퍼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하다.

조경에 큰 비용이 들어가지 않은 배경이다. 외부에서 들어온 나무는 제주에서 올라온 팽나무와 소나무 등 딱 2그루였다고 한다. 나머지는 기존 수종을 재배치하는 것으로 충분했다. 천혜의 자연조건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이스트와 웨스트 코스로 나뉘어진 골프코스는 이상에서 설명했듯이 자연친화적이며 야성적인 레이아웃, 뚜렷한 홀별 차별화, 고저차가 심하지 않은 고원형 코스, 주변 수림대와 코스를 입체적으로 연결했다는 특징이 있다.

클럽하우스도 여타 골프장과 다르게 느껴졌다. 최상위층에 걸맞는 격조와 맞춤형 공간 서비스가 컨셉이어서라고 한다. 세계적인 디자인 그룹인 미국 WZA사와 국내 필건축이 공동 설계 작품이다. 영국식 튜더 양식과 조르지안 양식이 기본인 유럽풍 양식에 랜드마크적 요소를 가미한 것이 특징이다. 플라자 호텔의 식음 노하우를 살린 레스토랑과 갤러리아 백화점 명품관이 운영하는 골프샵은 차원 높은 고품격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제이드팰리스는 '모두가 가고 싶어하지만 아무나 갈 수 없는 골프장'이다. 소수 정예 회원제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원수는 200여명이다. 비회원은 회원 동반시에만 입장이 가능하다. 연간 내장객은 국내 최저수준인 2만8000여명이다. 18홀 기준 다른 골프장의 3분의 1 수준이다. 한 마디로 '하이 소사이어티 커뮤니케이션' 장소라고 보면 된다. 코스 관리는 두 말할 나위없이 국내 최상이다. 그럼에도 회원이 원하는 코스 유지를 위해 월요휴장, 동계휴장, 원웨이 경기방식, 티잉그라운드 및 마크 5개소 운영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서비스는 또 어떤가. 차별화된 서비스의 교본으로 봐도 무방할 듯 싶었다. 우선 클럽하우스에 도착하면 정중한 인사와 함께 발렛파킹 서비스를 받게 된다. 체크인 시에는 직원이 직접 보스톤백을 들고 락카까지 안내하고, 체크아웃 시에는 보스톤백을 차량에 실어주는 '보스톤백 서비스'를 해준다. 라운드 후에는 계절마다 달리 제공되는 '음료서비스' 등 감동을 주기에 충분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었다. 캐디 서비스도 남달랐다.
타 골프장 경험이 없는 신입캐디를 선발, 제이드팰리스 골프클럽만의 특별한 교육과정을 거쳐 육성한 결과다. 이 곳 캐디 서비스의 요체는 '편안한 라운드를 위한 어시스턴트'다.


그래서 더욱 기분이 좋아지고 그러기 때문에 더욱 가고 싶어지는 곳이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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