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 방조 친구도 징역 4년
장기 결석.미취학 아동에 대한 전수 조사 계기가 된 이른바 '인천 아동학대 사건' 가해자들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10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6부(정선재 부장판사)는 1일 상습특수폭행.아동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박모씨(33)와 동거녀 최모씨(37)에게 1심과 같이 징역 10년을 각각 선고했다.
이들의 범행에 동조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최씨 친구 전모씨(36.여)에게도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4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아울러 이들에게 각각 80시간의 아동학대방지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아동 학대 행위는 신체적.정신적 성장 과정에 돌이킬 수 없는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그 피해가 매우 크다"며 "양육자의 지위를 남용해 아동을 학대하고 폭행한 것은 극도로 인륜에 반하는 행위여서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시 피해자의 상태나 손발을 묶은 채 세탁실에 가둔 상황 등을 보면 도저히 어린 피해자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잔인한 학대.폭력 행위로 보인다"며 "이런 행위들이 장기간 여러 차례 반복됐다는 점에서 결코 용서받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피해 아동의 계모인 최씨가 '경제적 어려움 등에 시달리다 학대로 이어졌다'고 주장한 부분에 대해서도 "자신의 처지가 어려웠다는 사정이 핑계나 변명이 될 순 없다"고 꾸짖었다.
박씨 등은 2012년 9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3년4개월간 서울시 강북구의 한 모텔과 인천시 연수구에 있는 자신의 빌라 등지에서 11살 된 딸 A양을 감금한 채 굶기고 상습 폭행해 늑골을 부러뜨린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2012∼2013년 서울 모텔에서 생활할 당시 D양에게 어려운 수학문제를 내 주고선 풀지 못하면 손으로 뺨을 때리거나 나무로 된 30㎝ 길이의 구두 주걱으로 최대 20차례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박씨 등은 배달 음식을 시켜먹고서 남기고 키우던 강아지에게도 밥을 줬지만, A양에게는 최장 한 달 가까이 아무런 음식물을 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학대에 견디다 못한 A양은 지난해 12월 인천 집 세탁실에 갇혀 있던 중 맨발로 창문 밖으로 나와 가스배관을 타고 탈출, 인근 슈퍼마켓에서 과자를 허겁지겁 먹다가 주인에게 발견됐다. A양은 현재 아동보호 전문기관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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