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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평사 이어 채권평가사 지각변동 조짐

김영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7.21 18:19

수정 2016.07.21 18:19

민간채권평가 3社끼리 적절히 나눠먹던 행태
PE·외국계 새 주인맞아 치열한 시장경쟁 예고
신평사 이어 채권평가사 지각변동 조짐

신용평가업계가 금융당국의 제4 신용평가사 진입 여부를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채권평가시장에도 급격한 변화가 예상된다. 주요 채권평가사의 주인이 바뀌는 가운데 금융당국의 신평사 정책 방향에 따라 민평 3사로 대표되던 채권평가시장이 재편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채권평가사 잇단 지분구조 변화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ICE인프라는 최근 보유 중이던 키스채권평가 지분 24.2%(14만5600주)를 무디스 싱가포르에 50억원을 받고 팔았다. 이에 따라 무디스는 100% 자회사가 된 한국신용평가의 보유지분(52.5%)을 더해 사실상 키스채권평가 경영권을 완전히 확보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유진투자증권의 자회사인 유진프라이빗에쿼티(PE)가 채권평가업계 1위인 한국자산평가를 인수하기도 했다. 당시 유진PE는 프로젝트펀드를 결성해 리더스제이호 PEF로부터 한국자산평가 지분 84.64%를 370억원에 사들였다.

그동안 국내 채권평가시장은 한국자산평가, 키스채권평가, NICE피앤아이 등 3개사가 사실상 3등분해왔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매출액은 한국자산평가(161억8944만원)가 가장 많고, 키스채권평가(130억7870만원), NICE피앤아이(70억1746만원) 순이다.
장외시장에서의 채권거래를 위해 적용되는 민평금리는 이들 3개사의 평균금리를 말한다.

올해 들어 이들 민평 3사의 주인이 바뀌거나 지분구조가 변동되면서 향후 해당기업들의 경영에서도 변화가 예상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민간 채권평가사들은 그동안 정해진 파이를 규모별로 나눠 가져가는 사업형태를 보여왔다"면서 "수익성을 중시하는 PE나 외국계 최대주주의 등장으로 채권평가사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제 4신평사 허용시 재편 불가피

이 같은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제4 신용평가사를 허용하게 되면 채권평가시장도 재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신용평가사들이 자회사 형태로 채권평가사를 운영하게 되는 만큼 신규 채권평가사가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현재의 민평3사는 모두 3대 신용평가사에서 비롯됐다. 한국자산평가는 과거 한국기업평가 자회사로 출발해 PEF에 인수된 형태다. 키스채권평가는 한국신용평가의 자회사로 시작했고, NICE피앤아이는 나이스평가정보의 자회사다.


현재로서는 제4 신용평가사 허용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이 신규진입을 허용해 경쟁을 촉진하고 시장을 새롭게 재편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채권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신평사 간 자연스러운 경쟁을 유발해 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생각으로 보인다"면서 "이렇게 되면 정부의 회사채 시장 활성화 방안과 맞물려 자연스럽게 채권평가시장도 재편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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