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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사격 황제' 진종오 세계 사격 역사 새로 썼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8.11 16:29

수정 2016.08.11 16:29

9.3점. 마지막 한발의 점수를 확인한 한국 사격의 간판 진종오(37)가 두손을 번쩍 들었다. 세계 사격의 역사와 한국 올림픽의 역사가 새로 쓰이는 순간이었다.

■세계 사격 첫 올림픽 3연패
진종오는 11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사격 센터에서 열린 남자 사격 50m권총 결선에서 193.7점을 기록, 올림픽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우승으로 진종오는 올림픽 사격 역사상 최초로 이 종목에서 3연패를 달성한 주인공이 됐다. 사격은 지난 1896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1회 하계올림픽부터 경기가 치러진 유서 깊은 종목으로, 120년 역사동안 사격 개인전에서 3회 연속으로 같은 종목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는 아직 없었다.
아울러 그는 올림픽에서 금메달 4개와 은메달 2개를 거머쥐며 개인전 기준 올림픽 사격 최다 메달리스트인 중국의 왕이푸(금2·은3·동1)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한국의 스포츠사도 새로 썼다. 진종오는 한국 올림픽 역사에서 최초로 3연패를 달성했다. 그는 앞서 2008년 베이징 50m 권총 금메달 , 2012년 런던에서 10m 공기권총금메달, 50m 권총 금메달을 따며 올림픽 2관왕과 2연패를 기록했다.

쇼트트랙 김기훈과 전이경, 스피드스케이팅 이상화, 태권도 황경선 등 올림픽 2회 연속 금메달을 딴 선수는 있었지만 3회 연속 우승은 진종오가 처음이다.

진종오는 이번 금메달을 추가하면서 한국 양궁의 전설인 김수녕 선수가 보유한 올림픽 최다 메달 개수인 6개(금 4 은 1 동 1)와 타이 기록도 세웠다.

■"역사를 만들었다" 극찬
한때 6.6점을 쏘며 흔들리는듯 했지만 짜릿한 대역전 드라마로 금메달을 목에 건 진종오에게 축하와 격려가 쏟아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11일 진종오 선수에게 축전을 보내 "정상에 올라섰음에도 끊임없는 노력과 강인한 정신력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해 또다시 값진 성과를 달성한 진 선수는 대한민국의 자랑"이라고 치하했다. 박 대통령은 "올림픽 3연패라는 눈부신 성과와 불굴의 도전정신은 후배 선수들과 국민에게 길이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를 지켜 본 국제사격연맹도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진종오에게 '믿을 수 없다(UNBELIEVABLE)'며 찬사를 보냈다.

미국 NBC는 “한국의 진종오가 50m 권총 결승에서 연달아 금메달을 따내며 ‘영웅의 귀환’을 완수했다”며 "역사를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세계 사격 역사를 새로 쓰며 세계 최고임을 입증한 진종오의 시선은 이미 2020년 도쿄올림픽으로 쏠려 있는듯하다.

진종오는 금메달을 차지한 후 열린 기자 회견에서 "후배들에게 미안하지만, 아직 은퇴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주라'고 하는 이들도 있지만 그 말은 자제해주셨으면 한다.
나는 정말 사격을 사랑하고, 정정당당하게 경기하고 싶다. 은퇴하라는 건 나에게 가장 사랑하는 사격을 빼앗는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진종오를 14년 동안 지켜본 사격 국가대표팀 차영철 코치도 리우올림픽 개막에 앞서 "진종오는 만족할 줄을 모른다"며 "아마 리우에서 금메달을 따도 안주하지 않고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바라볼 것"이라고 전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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