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자동차-업계·정책

대를 이은 현대차 후원에.."사상 최초 양궁 전종목 석권"

이정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8.13 13:59

수정 2016.08.13 13:59

2008년 베이징 대회 직후 양궁 대표단의 선전을 축하하기 위한 '양궁인의 밤' 행사에서 여자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인 박성현 선수와 악수하고 있는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왼쪽). 리우 대회 여자 단체전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장혜진 선수에게 기념품을 전달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정의선 부회장(오른쪽)
2008년 베이징 대회 직후 양궁 대표단의 선전을 축하하기 위한 '양궁인의 밤' 행사에서 여자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인 박성현 선수와 악수하고 있는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왼쪽). 리우 대회 여자 단체전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장혜진 선수에게 기념품을 전달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정의선 부회장(오른쪽)

남녀 양궁 국가대표 선수들이 리우올림픽 양궁 종목에서 금메달 4개를 모두 획득하며 전종목 석권을 이뤄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현대차그룹이 있었다. 지난 1985년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이 양궁협회장에 취임한 이후부터 올해 양궁협회장에 재선임(2005년~현재)된 정의선 부회장까지 대를 이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13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지난 1984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 사장이었던 정 회장은 LA올림픽 양궁여자 개인전에서 양궁선수들의 활약을 지켜본 뒤 양궁 육성을 결심하고, 1985년 대한양궁협회장에 취임했다. 이후 현대정공에 여자 양궁단을 창단하고 이어 현대제철에 남자 양궁단을 창단했다.

■활 국산화에 나선 정몽구 회장
정 회장은 지난 1985년부터 1997년까지 4번의 대한양궁협회장을 역임하고 1997년부터 지금까지 대한양궁협회 명예회장직을 역임하면서 32년간 약 45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특히 양궁에 대한 남다른 사랑을 보여준 정 회장은 체육단체에서는 최초로 스포츠 과학화를 추진, 스포츠 과학기자재 도입 및 연구개발 등을 통해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높이는 등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많다.

양궁의 필수 장비인 활의 국산화에도 앞장섰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 회장이 집무실에 별도의 공간을 마련, 시간이 날 때마다 양궁 관계자들과 해외 제품 및 국산 제품 비교 품평회를 갖는 등 활 국산화에 관심을 기울였다"며 "초등학생부터 국산 장비를 쓰도록 장려하고, 양궁협회도 일선 학교에 국산 장비를 지원하는 등 국산 활의 저변 확대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정의선 부회장은 2005년부터 대한양궁협회장을 맡아왔으며 최근 12대 양궁회장으로 재선출됐다. 정 부회장은 실력으로만 국가대표가 될 수 있도록 공정한 시스템을 확고하게 정착, 국가대표 선발전의 투명성을 높였다.

또 유소년부터 국가대표에 이르는 우수 선수 육성 체계를 구축했다. 특별지원으로 일선 초등학교 양궁장비와 중학교 장비 일부를 무상 지원하고 있으며, 2013년에는 초등부에 해당하는 유소년 대표 선수단을 신설, 선발해 장비·훈련을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유소년대표(초)-청소년대표(중)-후보선수(고)-대표상비군-국가대표에 이르는 우수 선수 육성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완성했다.

■국가대표 투명성 높인 정의선 부회장
뿐만 아니라 정 부회장은 종종 선수들을 찾아가 식사를 함께 하며 선수단을 격려하고, 선수들에게 블루투스 스피커, 책 등 작은 선물들을 하기도 했다. 대표단의 출국 전날인 지난달 27일에는 직접 선수촌을 방문해 선수들의 대회 준비 상황을 체크하고 저녁 식사를 함께 했다.

또 지난 6일 리우에 도착하자마자 당일 열린 남자 단체전부터 챙겼으며 13일 남자 개인 결승전까지 주요 경기마다 관중석에서 응원에 나섰다는 것이 현대차 측의 전언이다. 여자 단체전 시상식에서는 아시아양궁연맹 회장 자격으로 직접 시상자로 나서 우리나라 여자 대표 선수들에게 금메달 기념품을 전달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선수들이 언제든지 쉴 수 있는 트레일러를 경기장 인근에 마련했으며 경기장 이동도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사설 경호원을 고용하고, 방탄차(투싼·맥스크루즈)를 제공했다. 대회 기간 동안 경기장 인근 식당을 빌리고, 상파울루에서 한식 조리사를 초빙해 언제든지 한국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1986년 아시안게임 1억7000만원을 시작으로 2004년 아테네 대회 4억원, 2008년 베이징 대회 6억5000만원, 2012년 런던 대회 16억원,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8억8000만원 등 주요 국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선수단과 코치진에게 총 60여억원을 포상금으로 지급했다.

현대차그룹의 후원 등에 힘입어 한국양궁은 지난 1984년 LA 대회부터 2016년 리우 대회까지 금메달 23개, 은메달 9개, 동메달 7개를 획득했다.
아시안게임에서도 지난 1978년 방콕대회를 시작으로 2012년 인천 대회까지 금메달 32개, 은메달 15개, 동메달 10개를 차지하며 세계 최강 자리에 올랐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