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막식, 폭우 속에서도 성황리에 마쳐
이날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폐막식에서는 행사 직전 폭우와 이후 강풍에도 불구하고 축제분위기가 가시지 않았다. 폐막식의 시작을 알린 것은 지난 6일 개막식 때도 등장했던 브라질의 발명가 아우베르투 산투스두몽이었다. 산투스두몽은 100여 년 전 '남성은 회중시계'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처음으로 자신을 위해 특별 제작된 손목시계를 찬 남성으로도 유명하다. 폐막식에서 산투스두몽으로 분장한 배우는 시계를 들여다본 뒤 폐회식의 시작을 알렸다.
무대 위에 리우데자네이루의 아름다운 경치가 재현된 뒤 브라질 삼바의 전설로 불리는 마르티뉴 다 시우바의 공연이 시작됐다. 이어 브라질의 국가가 연주됐고, 이번 대회에 참가한 전 세계 206개 국가 선수단과 난민 대표가 국기 앞세우고 나란히 경기장에 입장했다.
폐막식은 '새로운 세상'이라는 슬로건으로 환경과 조화를 강조한 리우 올림픽에 맞게 생명과 환경에 관한 볼거리로 채워졌다. 행사가 시작되자 카이고 등 세계적인 DJ들이 흥겨운 곡을 연주한 뒤엔 다시 한 번 환경보호의 메시지를 담은 공연이 이어졌다. 브라질 북동부 세하 다 카피바라의 선사시대 유적을 소재로 한 공연에 이어 지금 이 순간을 영원히 기억하자는 내용의 시가 낭송됐다. 여기에 브라질의 민속음악인 바이앙에 맞춰 진흙에서 생명이 탄생하는 것을 상징한 무용수들의 공연도 펼쳐졌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폐회 연설이 끝난 뒤에는 브라질 최고의 카니발 연출자들이 화려한 삼바 축제가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재현됐다. 올림픽 선수단은 폐막식 마지막 불꽃놀이를 바라보며 오는 2020년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다음 올림픽을 기약했다.
이번 올림픽에는 올림픽 무대에 처음 오른 코소보, 남수단을 포함한 206개 IOC 회원국에서 참가했다. 각국 선수 1만1000여 명은 28개 종목 금메달 308개를 놓고 기량을 겨뤘으며 세계 난민으로 구성된 '난민올림픽팀'이 사상 처음 참가해 의미를 더했다.
리우 올림픽은 개최 전 치안 불안과 시설 미흡, 국민 무관심 등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잘 마무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개막식 비용은 역대 최저수준이었다.
■메달 목표는 못 미쳤지만 10위안에 안착
한국은 경기 시작 전에 금메달 10개 이상을 따내 종합 순위 10위 안에 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결과는 금메달 9개, 은메달 3개, 동메달 9개로 종합 순위 8위를 차지했다. 금메달 9개로 9위에 오른 2004년 아테네 대회 이후 12년 만에 '10-10' 목표는 무산됐다.
종목별로는 세계 최강 양궁이 올림픽 사상 최초로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을 석권하며 금메달 4개를 휩쓸었다. 태권도는 금메달 2개, 동메달 3개 등 출전 선수 다섯 명이 모두 메달을 따냈으며 여자골프와 사격, 펜싱도 금메달을 1개씩 추가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끈 남자축구 대표팀은 사상 최초로 대회 2회 연속 8강 진출에 성공했지만, 온두라스 덫에 걸려 4강전에 나가지 못했다. 여자 배구는 대한배구협회의 지원 부족에도 김연경의 활약에 힘입어 8강에 올랐다.
정몽규 한국 선수단장은 "'10-10'을 달성하지 못했지만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선수들의 열정과 투혼이 있었기에 메달 순위 8위에 올랐다"고 자평했다. 그는 그러나 "유도, 배드민턴, 레슬링 등 대표 강세 종목에서 세계랭킹 최상위권 선수들이 부진했고 일부 선수에 의존한 기초 종목도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며 아쉬움도 토로했다.
리우 올림픽에서 메달 숫자로 1위를 차지한 미국은 금메달 46개, 은메달 37개, 동메달 38개로 2회 연속 세계 스포츠 최강국임을 확인했다. 영국이 금메달 27개, 은메달 23개, 동메달 17개로 중국(금 26, 은 18, 동 26개)을 제치고 2위에 올랐다. 영국은 4년 전 자국 런던에서 달성한 역대 최고 성적(종합 3위)도 갈아치웠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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