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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서 하룻밤 보내며 걷기좋은 길 10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8.22 09:50

수정 2016.08.22 09:50

거창문화유산여행길(수승대트레일)갈계숲
거창문화유산여행길(수승대트레일)갈계숲


9월을 맞이해 고향 길을 걷는 것과 같은 푸근함과 함께 코끝으로 전해지는 곡물 여무는 향기가 풍성함을 더해주는 길을 걸어보면 어떨까.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9월에 걷기 좋은 걷기여행길 10곳을 선정했다. 다가오는 가을을 맞이해 고즈넉한 아름다움이 있는 한옥에서 하룻밤 보내며 걷기 좋은 길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강릉 바우길 11코스 신사임당길 (강원도 강릉시)

이 길의 출발점인 위촌리마을은 44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마을 대동계가 옛날 모습 그대로 유지되고 있으며 전국에서 유일하게 촌장제를 운영하는 마을이다. 사임당이 오죽헌에서 어린 율곡을 데리고 서울로 갈 때 죽헌저수지의 물길을 따라 이 마을을 지나 대관령을 넘었다.

이 길에는 특히 역사 문화 자료가 많다.
보물 165호의 오죽헌과 조선시대 양반가의 대표적 주택인 선교장, 우리나라 정자의 대표격인 경포대, 허균,허난설헌 유적공원이 있다. 선교장은 강원도 지역에서 가장 잘 남아 있는 품위 있는 사대부 가옥으로 숙박도 가능하다.

■송지호둘레길 (강원 고성군)

송지호둘레길은 호수와 숲, 바다가 어우러진 풍경으로 어느 도회에서도 보기 어려운 천혜의 비경을 가진 곳이다. 송지호철새관광타워에서 시작해 왕곡마을 어귀에서 두백산 정상(244m)까지 오르게 된다. 두백산은 초보산행자도 쉽게 오를 수 있는 등산길로 정상에서 바라보는 동해의 푸른 물결은 오르는 동안의 피로를 싹 씻어 버리는 듯 하다.

왕곡마을로 내려오면 옛 우리조상들의 주거 생활의 지혜를 한눈에 볼 수 있으며 숙박체험도 할 수 있다. 송지호 둘레길 중간지점 용소두봉에 위치한 송호정은 송지호의 주변 송림과 호수 동해의 망망대해가 어우러져 아름다움을 더해준다. 특히 송지호둘레길 주변으로 가진, 공현진, 오호항(포구)이 있어 싱싱한 먹거리를 맛볼 수 있다.

봉화솔숲갈래길
봉화솔숲갈래길


■소백산자락길 5자락 황금구만냥길 (충북 단양군)

구만동의 황금설화를 간직한 여행길이다. 단양읍 금곡리에서 매남기재를 넘어 각고면 대대리 마을에 이르고, 다시 구만동을 거쳐 보발재를 넘어 보발리에 이르는 구간이다.

금곡리는 소백산 비로봉에서 발원하여 흐르는 솔티천에 남녀간의 아름다운 사연이 담긴 용알바위전설을 지니고 있으며, 구만동에는 가난한 농부가 신선의 말대로 늙은 소나무 밑을 파서 황금 구만냥을 발견했으나 돌아와보니 가족이 모두 굶주려 죽어있었다는 안타까운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보발재는 백두대간이 지나는 소백산의 장엄한 모습을 조망할 수 있다. 코스 중반부인 대대리 인근에 한옥숙박단지인 단양한옥단지와 농촌체험마을인 한드미마을이 있다.

■고마나루명승길 (충남 공주시)

천리비단길 금강이 에둘러 흐르는 강나루, 고마나루에 가면 백제의 고도 공주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아득한 옛날부터 전해오는 암곰에 얽힌 애잔한 전설 서린 ‘고마나루’는 백제의 두 번째 수도였던 ‘웅진’이라는 지명의 유래가 되기 때문이다.

고마나루에서 시작해 고마나루로 돌아오는 고마나루명승길을 걷노라면, 백제 웅진시대는 물론, 조선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는 공주의 역사문화와 함께 아름다운 자연과 명소를 두루 만나게 된다.

이 길에서는 공주의 대표 숙박단지인 공주한옥마을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 도시·현대인들이 머무는데 편리하도록 설계된 신 한옥으로 가족여행, 수학여행, 기관·단체의 워크숍 등 관광과 휴양을 즐기기에 적합하다.

■천년전주마실길 한옥마을둘레길 (전북 전주시)

견훤왕의 후백제 부흥을 향한 염원, 태조 이성계의 조선 건국의 기상, 유창한 판소리 가락과 고고한 목향의 기품을 느낄 수 있는 길이다. 전주 한옥마을 오목대를 시작으로 저 멀리 억새가 흐드러진 전주천까지 이어진 길을 걸으며 천년 전주의 역사를 느껴보자.

강진 정약용의 남도유배길 4코스
강진 정약용의 남도유배길 4코스


■정약용의 남도유배길 4코스 (전남 강진군)

월출산의 웅장함을 배경으로 걷는 아름다운 걷기여행 코스이다. 월출산 아래 성전 달마지마을에서 시작하여 무위사, 백운동, 강진다원, 월남사지, 누릿재 등을 지난다. 국보 13호인 극락보전과 더불어 많은 보물이 간직 된 사찰 무위사는 미술사가 유홍준이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이처럼 소담하고, 한적하고, 검소하고, 질박한 아름다움도 있다는 사실에 스스로 놀라곤 한다.’고 말했던 그곳이다.

월출산 제일경이라 해서 다산이 초의선사 등의 지인들과 자주찾던 백운동, 월출산을 배경으로 녹차밭 사잇길이 이어지는 강진다원, 한때 호남불교를 이끌었던 큰 사찰 월남사지, 다산이 영암에서 강진으로 넘어오던 누릿재까지, 지루할 틈이 없는 길이다. 특히, 이 길은 출발지인 성전 달마지마을과 강진달빛한옥마을에서 여유롭게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

■봉화 솔숲갈래길 (경북 봉화군)

봉화 솔숲갈래길에서 만나는 닭실마을(酉谷)은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전통 마을이다. 마을 이름은 지형이 ‘금계포란’(닭이 알을 품고 있는 형세)의 천하 명당이라는 데서 유래했다. 봉화 솔숲갈래길은 봉화읍내에서 징검다리를 따라 내성천을 건너고 석천계곡을 따라 닭실마을로 가는 길이다. 석천계곡은 닭실마을로 가는 옛길로 정자와 계곡, 솔숲이 어우러져 절경이다.

남한 4대 길지중 하나로 꼽히는 닭실마을은 마을을 감싼 부드러운 산세와 기와를 쓴 집들, 그리고 너른 들판이 어우러진 모습이 감동적이다. 닭실마을은 고택체험과 함께 한과로도 유명하다.

■퇴계오솔길(예던길) 2코스 (경북 안동시)

예안과 안동으로 통하는 남쪽 길은 퇴계선생을 비롯해 청량산을 찾던 수많은 선현과 학자, 문인들의 순례의 길이다. 예던길을 둘러보고 공주당, 고산정이 있는 가사리 마을에서 출발한다. 농암종택에서 하룻밤 민박을 하며 옛 선현을 향수를 느껴볼 수 있다.

외씨버선길
외씨버선길


■외씨버선길 6코스 조지훈문학길 (경북 영양군)

영양 전통시장에서 인심을 느끼고 연꽃의 향기에 취하며, 소나무 숲길과 척금대에서 지조와 절개를 배워보는 이 길은 사뿐사뿐 빠져드는 외씨버선을 노래한 조지훈 시인의 삶과 정신을 엿볼 수 있는 길이다. 총 거리 200km에 이르는 장거리 걷기여행길인데 길 이름 ‘외씨버선길’은 시인 조지훈 선생의 시 ‘승무’에서 빌렸다.

영양은 시인의 고향이다. 그래서 영양읍내에서 시작해서 시인의 생가가 있는 주실마을에서 끝나는 외씨버선길의 여섯째길 이름이 조지훈문학길이다. 산허리를 돌아가고 물길을 건너고 들판을 가로 지르는 길에서는 ‘푸른 기와 이끼 낀 지붕’도 ‘구름 흘러가는 칠백리 물길’도 만날 수 있다. 주실마을 하늘 너머로 눈부신 노을이 지면 나그네의 걸음은 그곳에서 멈춘다.


■문화유산여행길(수승대트레킹길) (경남 거창군)

조선조 기개와 정절의 선비로 알려진 정온 동계선생의 생가와 말년에 은거하던 모리재를 이어주는 숲길로 동계선생이 이 길로 다니시던 것으로 추정한다. 숲길은 걷기 편안하고 울창한 소나무숲이 만들어내는 그늘이 시원하고 상그럽다.


길 따라 수승대, 갈계숲, 용암정, 강선정, 만월당, 농산리 고석불 등 볼만한 것이 널려있고 수승대국민관광지 옆에는 황산전통한옥마을민박촌이 있어 하룻밤 머물며 가을을 맞이하기 좋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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