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야 주타누간(태국)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5승째를 달성했다. 주타누간은 29일(한국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의 프리디스 그린스 골프장(파72·6681야드)에서 열린 캐나다 퍼시픽 여자오픈(총상금 225만달러)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 합계 23언더파 265타를 기록한 주타누간은 정상에 우뚝 섰다. 2014년 우승자 유소연(26·하나금융)이 세운 대회 72홀 최소타 우승 기록과 타이다. 우승 상금 33만7500달러를 보태며 시즌 상금을 207만 달러로 늘린 주타누간은 상금 순위 1위 리디아 고(19)를 바짝 따라 붙었다. 이번 시즌 상금 200만 달러 돌파는 리디아 고에 이어 두번째다.
챔피언조에서 동반 플레이를 펼친 '한국 군단' 원투펀치 김세영(23·미래에셋), 전인지(22·하이트진로)의 공세도 주타누간의 상승세를 꺾는데는 역부족이었다. 주타누간은 이번 대회 내내 무릎에 테이프를 감고 경기에 임했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 기권의 원인이었던 무릎 통증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올림픽 기권 뒤 9일만에 출전한 대회서 또 다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려 건재함을 과시했다. 최근 10개 대회에서 거둔 다섯 번째 우승이다. 한 마디로 가파른 상승세다.
주타누간은 작년까지만 해도 '새가슴'이라는 오명을 달고 다녔다. 선두를 달리다가도 마지막날만 되면 무너져 번번이 우승 문턱서 좌절을 맛보곤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지난 5월 LPGA투어 요코하마 타이어 LPGA클래식서 첫 우승을 거두면서 '새가슴'이라는 주홍글씨를 마침내 떼어내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이후 파죽의 3연승을 내달렸다. 한 마디로 '새가슴'이 '괴물'로 변한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그를 이토록 달라지게 한 것일까. 새로 영입한 캐디의 도움으로 얻게된 강한 '자신감'이다. 다시말해 '할 수 있다'는 긍정의 힘이다. 그러면서 게임을 보는 눈과 풀어가는 방식이 달라졌다. 전에 같으면 미스샷이 나오면 얼굴 표정으로 금세 감정 표현을 했는데 지금은 그러한 모습을 전혀 볼 수가 없다. 오히려 바보스럽게 미소를 띤다. 이번 대회 우승 뒤 가진 공식 인터뷰가 그의 변화된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주타누간은 "어제도 말했듯이 경기를 즐기려 했다. 지금 행복하다"는 선문답을 했다.
김세영 7타를 줄이는 무서운 뒷심을 발휘했으나 주타누간의 기세에 눌려 4타차 준우승(최종 합계 19언더파 269타)에 만족해야만 했다. 2승 포함 올 시즌 여섯차례 '톱10' 입상이다. 2타차 단독 2위로 마지막 라운드에 임하며 LPGA투어 정회원 신분으로 첫승에 도전했던 전인지(22·하이트진로)는 3위(최종 합계 16언더파 270타)에 그쳤다. 알레나 샤프(캐나다)가 4위(최종 합계 16언더파 272타)에 입상해 개최국 체면치레를 했다. 디펜딩 챔피언 리디아 고는 3타를 줄이는데 그쳐 최운정(26·볼빅)과 함께 공동 7위(최종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대회를 마쳤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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