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한국인은 밥심" 농협, 쌀소비 확대 팔 걷어

김용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9.01 17:56

수정 2016.09.01 17:56

1인 연간 쌀소비량 63㎏, 1970년에 비해 54% 감소
농협, 쌀수급 안정화 총력.. 백설기·가래떡 데이 지정, 범국민 쌀소비 촉진 확대
8월 18일 쌀의 날을 맞이해 농협중앙회 직원들이 쌀 소비 촉진을 위해 시민들에게 '밥 버거'를 나눠주고 있다.
8월 18일 쌀의 날을 맞이해 농협중앙회 직원들이 쌀 소비 촉진을 위해 시민들에게 '밥 버거'를 나눠주고 있다.


'한국인은 밥심'이라는 말은 옛말이 됐다. 국민 소득이 증가하고, 농경 중심의 대가족 구조에서 1세대.1인가구가 늘면서 쌀 소비량이 계속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우리나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62.9㎏으로 쌀 소비량이 가장 많았던 1970년의 136.4㎏에 비해 무려 73.5㎏ (54%)이나 감소했다. 이는 2000년의 93.6㎏에 비해서도 약 31㎏ (33%) 감소한 것으로 불과 한 세대 만에 1인당 쌀 소비가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이처럼 쌀 소비가 감소하면서 쌀 수급상황은 불안정한 상황에 놓였다. 1990년 이후 우리나라 논 면적이 연평균 1.73%씩 줄어든 반면 소비량은 2.28%씩 감소한 탓이다.
이로 인해 쌀의 공급과잉 기조가 장기화될 경우 쌀값 하락에 따른 쌀 생산 농민의 생존권 문제와 쌀값 지지 및 재고 보관에 따른 재정적 부담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 속에서 농협은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쌀 소비촉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이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2020년까지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을 70㎏(밥쌀용 60㎏, 가공용 10㎏)이상 유지하자'는 '범국민 쌀소비촉진 2070프로젝트'다. 이를 위해 농협은 전국적인 아침밥 먹기 캠페인과 백설기데이(3월 14일), 쌀의 날(8월 18일), 가래떡데이(11월 11일) 등 쌀 소비 확대를 위한 데이마케팅을 추진하고 있다.

백설기데이는 3월 14일로 소비자에게는 화이트데이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일본의 제과회사가 만든 데이마케팅 대신 우리 쌀로 만든 백설기 떡을 선물함으로써 건전하고 건강한 선물문화를 정착하고 쌀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농식품부와 2012년부터 백설기데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전에 모집한 20~50대 일반인의 사연을 소개하고 프러포즈와 이벤트를 제공하며, 시민참여 나눔행사와 공연 등을 함께 실시하는 등 소비자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올해로 5회째 기념행사를 하고 있는 백설기데이는 친숙하고 건강한 먹거리인 떡을 활용해 아이부터 어른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국민 데이행사로 자리잡고 있다.

가래떡데이는 2003년 국내의 한 컴퓨터보안 전문업체(안철수연구소)에서 11월 11일을 막대과자 대신 가래떡을 먹는 날로 지정해 사내행사를 실시한 것에서 유래됐다. 농식품부와 농협은 2006년부터 농업인의 날(11월 11일)과 연계해 쌀 소비 촉진을 위해 가래떡데이로 지정하고 기념행사를 하고 있다.

이 밖에도 농협은 출근 직장인, 등교 학생 등 아침밥 결식률이 높은 그룹을 대상으로 아침간편식(컵밥, 김밥, 밥버거 등)을 나눠주는 등 농협의 지역조직을 활용한 전국적인 아침밥 먹기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등굣길 학생들과 함께하는 '얘들아, 밥먹자!' 행사는 학생은 물론이고 학부모와 교사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지난해에는 농식품부와 농협이 함께 쌀 산업의 가치 확산과 쌀에 대한 범국민적 관심 환기를 위해 매년 8월 18일을 '쌀의 날'로 지정하고 기념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쌀의 날이란 한자 쌀 미(米)를 '八十八'로 풀이하여 쌀을 생산하려면 여든여덟(八十八)번의 농부 손길이 필요하다는 것에서 착안한 최초의 '쌀' 기념일이다.

한편, 정부가 작년 말 발표한 중장기 쌀 수급안정대책을 보면 수요확대 면에서 쌀 가공산업 활성화와 소비촉진이 주요 추진과제로 포함됐다.
실제 주식용 쌀은 줄고 있지만 즉석밥, 간편식 등 쌀 가공식품은 점차 소비가 늘고 있으며, 쌀 수급안정을 위해서는 쌀의 적정생산 유도만큼이나 지속 감소하고 있는 쌀 소비를 활성화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농협은 경남 밀양에 설립되는 식품가공공장을 활용해 쌀이 주재료인 제과류와 즉석나물밥 등 즉석식품 제품 개발.출시를 통해 쌀 가공식품시장 활성화에 착수했다.


농협중앙회 김병원 회장은 "쌀의 날 행사와 데이마케팅 등 농협이 정부와 함께 추진하는 다양한 소비촉진행사가 국민 여러분께서 쌀의 가치와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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