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올해 하반기에 대규모 공채 대신 사업본부별로 기술·연구 등 필수 인력 충원을 위해 신입·경력 사원 일부를 채용키로 했다.
수주절벽으로 인한 조선업 불황에도 조선해양 기술경쟁력과 연구개발능력의 유지를 위해 채용에 나선 것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업황 부진의 장기화로 어려운 상황이나 각 부문의 기술경쟁력 유지를 위해 기술과 연구 등 분야에서 필요한 최소한의 필수인력을 채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채용인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500명 이하 수준이 될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중공업은 매년 신입사원 700명, 경력사원 300명 등 1000여명의 신규인력을 선발해왔으며 올해 상반기에도 500여명의 신규 인력을 채용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들어 고강도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인력감축을 진행했다. 사무직 과장급 이상, 생산직 기장급 이상, 근속연수 15년 이상의 사무직 대리급·생산직 기원급 이하를 대상으로 3차례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수주절벽으로 일감이 급감하고 있어 대규모 공채를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인력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인력을 새로 뽑기에 눈치 보일 수도 있는 상황인데 현대중공업이 기술력 유지를 위해 어려운 결정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룹 조선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도 현대중공업과 마찬가지로 공채를 진행하지 않고 사업부문별로 필수인원만 선발할 계획이다. 반면 그룹 내 비조선계열사인 현대오일뱅크, 하이투자증권 등은 회사별로 예년 규모에 준하는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하반기에 아예 채용을 하지 않기로 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상반기, 희망퇴직을 통해 1400명을 내보냈으며 내년에는 창사 이래 최초로 무급 순환휴직을 계획하고 있어 신규채용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분석이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상반기에도 극소수 인원을 선발했다.
대우조선해양은 하반기 실적 악화와 유동성 위기, 수주 부진 등 여러 악재가 동시에 겹치면서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신규채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결정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작년에도 신규채용을 실시하지 않았다.
조선업계 전문가는 "점점 조선업계 신규채용의 문이 좁아지고 있다"면서 "단기적으로는 큰 영향이 없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력채용이 되지 않으면 기술 이전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일본 조선업계의 경우 중간급 엔지니어들의 부족으로 인해 기술단절이 큰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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