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시대에는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한다. 산업이나 제품도 마찬가지여서 수명이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 관련성이 있는 산업끼리 결합하는 복합화 전략은 이런 환경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기업의 생존전략이다.
국내 주요 백화점과 대형 할인매장은 매출액이 수년째 정체 상태다. 젊은 고객들은 오프라인 매장을 찾기보다는 인터넷 매장에서 물건을 사고 택배로 받는 일이 몸에 뱄다. 인터넷 세대가 주력 소비계층으로 등장하면서 오프라인 유통업은 퇴보하고 인터넷 매장으로 대체되는 추세다. 오프라인 유통업은 사양산업일까. 신세계가 이런 고정관념에 도전하는 새로운 실험을 진행한다. 9일 문을 여는 신세계의 복합 쇼핑테마파크 '스타필드 하남'이 그런 경우다.
우선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지하 3층~지상 4층에 연면적이 46만㎡로 축구장 70개와 맞먹는다. 그러나 더 관심을 끄는 것은 규모가 아니라 기능이다. 복합쇼핑몰의 개념을 한 단계 더 넓혔다. 사고, 먹고, 보는 데만 그치지 않고 체험하기가 더해졌다. 그래서 이름도 '복합 쇼핑테마파크'다. 가상현실(VR) 기기를 착용하고 롤러코스터 체험을 하거나 실내 암벽등반 등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낮에는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밤에는 수중음향 장치가 설치돼 영화나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쇼핑몰에다 미국의 디즈니랜드나 유니버설스튜디오와 같은 테마파크를 결합한 형태다. 여기에 1조원을 투자하는 모험을 감행했다. 유통업의 위기를 투자와 복합화 전략으로 뛰어넘겠다는 역발상이다. 신세계의 모험이 통할까.
y1983010@fnnews.com 염주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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