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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리뷰] 뮤지컬 '킹키부츠'

조윤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9.12 18:06

수정 2016.09.12 18:06

붉은 부츠, 더 아찔해진 그들이 돌아왔다
[공연 리뷰] 뮤지컬 '킹키부츠'


붉은 부츠의 그들이 돌아왔다. 더 화려하고 섹시해진 무대 위 '레드'는 아찔할 정도로 흥겹다. 2년만에 돌아온 라이선스 뮤지컬 '킹키부츠'는 화려한 의상과 신나는 음악, 찰진 호흡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순식간에 휘어잡았다.

2013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이 작품은 4대째 정통 신사화만을 만들어온 공장을 물려받은 찰리가 망해가는 사업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다 드렉퀸(여장 남자)인 롤라와 만나 드렉퀸용 킹키부츠로 재기하는 이야기다.

실화를 바탕으로 제리 미첼 연출, 팝스타 신디 로퍼의 작사.작곡으로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부터 화제를 모았다. 토니상 6개 부문을 비롯해 올리비에 어워즈 등 전세계 주요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휩쓸며 예술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작품이다.

'레드!'로 대변되는 화려한 빨간 하이힐과 드레스, 신나는 음악은 이 공연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길이 80㎝, 반짝이는 강렬한 레드 컬러의 하이힐 부츠는 화려한 무대를 이끄는 동시에, 자신감 넘치고 대담무쌍한 여성성을 표현한다.
롤라와 그의 드랙퀸 친구 '엔젤들'의 화려한 의상은 이 무대의 진정한 주인공이 누구인지 확실하게 드러낸다.

특히 마돈나와 함께 1980년대 미국의 팝 시장을 지배한 신디 로퍼가 작곡한 음악은 관객의 몸과 마음을 들썩거리게 할 정도로 흥겨움의 절정을 이룬다.

이번 공연을 '아버지의 죽음으로 뒤늦게 철든 아들의 성장'이라는 단순한 스토리에 화려한 의상과 신나는 음악을 적당히 버무린 공연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처음에는 새로운 사업 아이템, '킹키부츠'를 매개체로 만났지만 어느새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며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는 찰리와 롤라를 통해 사람의 본질을 보고, 다름을 인정하자고 말한다.

"솔직하게/뭐든 도전해봐/있는 그대로 서로를 받아줘/사랑해/자신을 믿어봐/마음 바꾸면 세상도 바뀐다"는 롤라의 행복해지는 6가지 방법이나 "너 자신이 되어라/타인은 이미 차고 넘친다"는 롤라의 조언은 이 무대를 관통하는 메시지다.

이번 시즌에 새로운 캐스트로 합류한 이지훈과 김호영(이상 찰리), 정성화(롤라)의 호흡도 극의 매력을 더한다. 이중 드렉퀸이라는 캐릭터를 만난 정성화는 그가 왜 뮤지컬계 간판배우인지를 증명한다.
강한 개성의 롤라를 특유의 유머러스함과 파워보컬로 맞춤옷을 입은 듯 소화한다. 이지훈 역시 가수 겸 배우 출신다운 안정적 연기와 호흡으로 무대를 장악한다.
다만 공연 중간에 여러차례 대사를 더듬는 것은 옥에티다. 공연은 11월 13일까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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