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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한반도 '지진 안전지대' 아니다..일본 대지진 영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9.12 22:12

수정 2016.09.12 22:12

우리나라가 지진관측을 시작한 이래 사상 최대인 규모 5.8의 강진이 12일 발생하면서 한반도가 더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 2011년 동일본대지진, 올 4월 규슈 구마모토 연쇄 강진 등 일본에서 대규모 지진이 잇따라 발생한 것이 한반도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경북 경주시에서 발생한 규모 5.1·5.8의 두 차례 지진을 포함해 올해 우리나라에서 규모 2.0 이상 지진이 52차례 발생했다. 지난 1980년 1월8일 평북 의주에서 발생한 역대 최대 규모의 지진(5.3)을 넘어선 사상 최대 규모다. 내진설계가 돼 있지 않은 건물의 경우 규모 5.5를 넘으면 벽에 균열을 일으키고 심하면 붕괴될 가능성도 있다.


앞서 올 7월6일에는 울산 동구 동쪽 52km 해역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했다. 사람이 체감할 수 있는 규모 3.0 이상의 유감지진 만도 12차례 발생했다. 벌써 지난해 발생한 총 지진 횟수(44회)를 넘어섰고, 역대 가장 많은 지진이 발생했던 지난 2013년(93회)과 비교해도 절반 이상에 달한다.

인명과 재산 피해는 거의 발생하지 않았지만 지진 발생 이후 한동안 전화와 모바일메신저 등이 불통이 되면서 전국에서 신고전화가 폭주했다.

올 들어서만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세 차례나 발생하면서 '대지진의 전조'로 해석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이른바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지진대에서 벗어나 있는데다 단층들이 서로 연결되지 않아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반도 주변 바다에 내재된 수많은 활성단층들이 지진 발생의 빈도와 강도를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한반도 해저에 아직까지 조사되지 않은 활성단층들이 많아 지진 발생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에 분포된 단층의 종류와 관계없이 지진이 발생할 경우 단층이 가진 에너지 규모에 따라 피해 규모가 달라질 수 있어 조사가 시급하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일본 규슈 서쪽 해역으로부터 북동쪽으로 뻗어있는 활성단층인 쓰시마-고토 단층이 2011년 동일본대지진 , 올 4월 규슈 지진여파로 변형되면서 강한 지진을 유발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규슈 지역은 한반도와 동일한 판에 있다는 점에서 일본 주변 판 경계부에 강진이 발생하면서 축적된 힘이 한반도 부근까지 전해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 지난 2013년 서해에서만 53차례의 지진이 발생했다.

일각에선 지질학적 데이터로 볼 때 한반도에 약 400년마다 규모 7 정도의 큰 지진이 발생한다는 '지진 주기설'을 제기하기도 한다.

일본의 '지진 권위자'인 지진조사위원회의 히라타 나오시 위원장(도쿄대 교수)도 지난 7월 한국이 규모 7.0 이상의 강진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히라타 교수는 당시 "한반도가 플레이트(판)의 경계에 있지 않기 때문에 2011년 동일본대지진(규모 9)급의 지진은 없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규모 7 수준의 내륙형 지진은 과거 한반도에서 일어났던 만큼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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