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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에 카톡 먹통.. 국민 불안 가중시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9.13 14:45

수정 2016.09.13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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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린 이동통신.. 사용량 평소의 10배 증가
송.수신 장애 올해만 6건, 서버 늘렸지만 오류도 늘어
단순한 안부통화 자제하고 시스템 보완기술 마련해야
지진에 카톡 먹통.. 국민 불안 가중시켜

지난 12일 규모 5.8의 국내 최대규모 지진 발생 당시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과 이동통신 서비스가 불통되면서 국민의 불안이 더 가중됐다. 국민안전처의 긴급재난문자도 뒤늦게 일부 지역 주민에게만 발송돼 지진의 흔들림을 느낀 수많은 국민은 카카오톡도, 통화도 안 되는 휴대폰만 붙들고 불안해할 수밖에 없었다.

지진 발생 당시 카카오톡과 이동통신 불통은 순간적으로 사용자가 평소 대비 최대 10배 이상 급증하면서 시스템이 통화량을 처리하지 못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부를 묻거나 지진 사실을 확인하려는 통화 때문에 정작 진급상황을 알리는 통신서비스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이 때문에 재난 발생에 대비한 통신서비스 시스템 보완기술 마련 등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카톡, 올해만 6번째 오류

13일 카카오에 따르면 12일 오후 7시44분 경북 경주에서 규모 5 이상의 지진이 일어난 직후 카카오톡 사용량이 평소에 비해 순간적으로 4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꺼번에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카카오 서버는 오류가 발생했고, 결국 오후 7시45분부터 카카오톡 메시지 전송 장애와 PC 버전 로그인 불가 등 서비스장애가 2시간 이상 지속됐다.

카카오는 "연말연시에는 카카오톡으로 평소 수준의 두배 규모 트래픽이 몰려 이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지만 이번 지진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라 사용량 급증에 미처 대응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카카오톡의 송.수신 장애 오류는 2012년 10월 이후 2013년 12월, 2014년 3월, 2015년 10월, 11월에도 일어났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올해에만 카카오톡 서비스장애가 6건 발생해 매년 서비스장애 발생건수가 늘어난다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800억원 규모의 회사채까지 발행하면서 서버 증설에 집중했지만 정작 카카오톡 오류는 더 늘어났다는 것이다.

카카오톡이 국내 월간 실사용자수 4149만명을 기록할 정도로 국민 대다수가 사용하는 메신저지만 정작 긴급상황에서 먹통이 되면서 기술적 측면에서 이용자의 불신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연말연시와 같이 예측되는 상황에는 관계 인력들의 밤샘대기 등으로 대비를 하지만 긴급상황에 대한 대책도 이제 논의를 할 것"이라며 "시스템적으로도 보강해야 하고 대기인력도 준비하는 등 여러 방안이 다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통신 사용량 평소 10배 ↑

이동통신도 지진에 따른 트래픽 폭증으로 통신 지연이 발생했다. 음성통화, 문자 등 이동통신 사용량은 평균적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지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오후 8시쯤부터 9시30분쯤까지 통신 지연이 발생했다.

이동통신 기지국은 음성통화가 폭증해 과부하가 걸리면 자동으로 통화연결을 차단시키는 방식으로 제어한다. 모든 통화를 연결시킬만 한 용량이 안 되기 때문에 강제로 통화연결을 차단하는 것이다.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12일에는 순간적으로 음성통화 시도건수가 평소의 10배 이상 증가해 일시적으로 통화가 안 되는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다.


■구급차에 길 터주듯 재난 시 통화 자제 문화도 형성해야

한편 전문가들은 재난 발생 시 통신 소비자의 행동요령에 대해서도 체계적 홍보를 시작해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한 전문가는 "구급차가 사이렌을 울리면 길을 터 주는 것이 성숙한 시민의식인 것처럼 통신망도 긴급상황이 발생하면 긴급통신을 위해 단순한 안부 통화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는 행동요령을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화가 연결되지 않는다고 한 사람이 수십번씩 전화를 하게 되면 통신시스템이 부하를 이기지 못하고 통화를 제어하면서 긴급통신조차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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