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체제.북핵 충돌
미국 대선후보 1차 TV토론 막판 10분간의 주제는 동맹체제와 방위비 분담금을 둘러싼 '동아시아 정세'였다. 이 시간 동안 민주.공화 양당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는 수차례 '한국.북한.중국.일본' 등을 입에 올리며 난타전 양상을 보였다. 북핵 문제를 두고도 대립했다.
26일(현지시간) 뉴욕주 햄프스테드 호프스트라대학에서 열린 토론에서 트럼프 후보는 '동맹국 무임승차론'을 재차 제기하며 동아시아 국가들의 방위비 분담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클린턴 후보는 기존 상호방위조약을 이어가겠다는 의견을 견지했다.
이날 토론에서 트럼프 후보는 "우리는 일본을 방어하고 한국을 방어하는 데 그들은 우리에게 (적절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다"면서 "그들은 돈을 내야 한다. 우리가 재정적으로 엄청난 손실을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트럼프 후보는 "그들이 공정한 몫의 방위비를 내지 않는다면 우리는 일본(등 동맹)을 방어할 수 없다"면서 "그들은 스스로 방어하거나 그게 아니라면 우리를 도와줘야 한다"며 방위비 증액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에 클린턴 후보는 "대선에 출마하는 사람이라면 말이 중요하다. 대통령이라면 더 문제"라고 맞받으며 "일본과 한국에 '기존 상호방위조약을 존중할 것'이라는 점을 확신시켜 주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선거가 세계 지도자들의 우려를 낳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러나 미국의 (동맹방어) 약속은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또 클린턴 후보는 "우리는 전체 지구촌의 상황을 보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후보의 안보 고립주의 방침을 정면 반박한 셈이다.
두 후보는 북핵 문제 해결법을 놓고도 의견이 엇갈렸다. 트럼프 후보는 중국의 역할을 강조한 반면 힐러리 후보는 북한 주변국의 핵무장을 도울 수도 있다는 트럼프 후보의 이전 발언을 비판했다.
트럼프 후보는 "핵 문제가 세계에서 가장 큰 위협"이라면서 "북핵 위협은 중국이 다뤄야 한다. 중국은 북한에 대해 완전히 강력한 영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클린턴 후보는 트럼프의 '한.일 핵무장 용인론'을 거론하며 "핵 문제에 대한 트럼프의 발상은 매우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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