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여주간 경강선 개통으로 강남에서 40분 거리, 곤지암 화담숲 단풍축제 열어
대지가 붉게 물드는 가을이 왔다. 고운 빛깔의 단풍들이 저마다 가을의 절정을 알리기 위해 분주히 붉고 노란 색을 뽐낸다. 온 산이 형형색색 단풍빛으로 물들어 눈을 즐겁게 하는 계절. 높은 하늘과 색색의 단풍들이 어우러져 만드는 가을빛 하모니는 많은 이들을 단풍 나들이로 불러모은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단풍 품종과 다채로운 가을빛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바로 경기 광주시에 위치한 곤지암 화담숲이다. 판교-여주간 경강선 개통으로 강남에서 40분 거리로 더 가까워진 곤지암 화담숲이 14일 ‘곤지암 화담숲 단풍축제’를 연다.
곤지암 화담숲에서는 내장단풍, 당단풍, 털단풍 등 국내 최다 480종의 단풍을 만날 수 있다. 곤지암 화담숲은 해발 500m 발이봉 산자락에 위치한 지형적 특성과 스키장 옆에 자리할 만큼 큰 일교차 덕분에, 다른 수목원에서 보기 힘든 고운 빛의 단풍들을 마주할 수 있다.
곤지암 화담숲의 약 135만5000㎡ 대지에 펼쳐진 숲속산책길과 17개 테마원 곳곳이 가을이면 단풍의 붉고 노란 향연으로 가득 찬다. 그 중에서도 단풍을 가장 잘 즐길 수 있는 곳이 숲속산책길 옆을 굽이쳐 흐르는 ‘가재계곡’과 ‘소나무정원’, ‘암석원’이다. ‘가재계곡’은 붉은 내장단풍이 시원한 계곡과 어우러져 청량한 가을풍경을 만들고, 푸른 기상의 소나무들 사이로 붉고 노란빛을 뽐내는 ‘소나무정원’의 단풍은 곤지암 화담숲에서만 누릴 수 있는 멋진 볼거리다. 소나무정원을 지나 다다르는 ‘암석원’에서는 단풍나무가 가을바람에 흐드러지는 억새와 수크령과 어우러져 가을 정취를 느낄 수 있다.
곤지암 화담숲의 단풍나무들은 언뜻 보기에 비슷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나무들 마다 가진 색과 모양이 다르다. 가재계곡 주변의 색이 가장 붉고 고운 ‘내장단풍’은 내장산에 자생하여 이름 붙여진 우리나라 고유종이다.
아기 손바닥 모양을 연상케 하는 얇고 깊게 패인 잎 모양이 특징이다. ‘당단풍’ 역시 한국 고유 수종으로 잎이 9~11갈래로 갈라져있어 다른 단풍과 구분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잎의 앞, 뒤 표면에 잔털이 난데서 이름 붙은 ‘털단풍’과 열매 크기가 작은 ‘아기단풍’까지. 곤지암 화담숲에서는 재미있는 이름과 모양을 가진 480여종의 단풍들을 만나는 즐거움을 누리기에 제격이다.
곤지암 화담숲 가드너 나석종 씨는 “낮과 밤의 온도 차이가 크면 단풍색도 훨씬 밝고 진해진다. 올해 높은 일교차와 풍부한 일조량이 예상되어 어느 때보다 고운 빛깔의 단풍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해, 올 가을 화담숲 단풍이 더욱 기대된다.
단풍과 함께 곤지암 화담숲의 가을을 다채롭게 하는 것이 바로 오색의 가을꽃이다. 하얀 구절초와 노란색의 감국 등 색색의 야생화가 탐방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벌과 나비는 겨울의 길목까지 몇 번 되풀이해서 피고 지는 보랏빛 은은한 향기의 해국과 꽃으로 차(茶)를 만들 정도로 향이 좋은 감국 주변으로 분주히 움직인다.
꽃과 함께 가을을 상징하는 열매들도 풍요로운 가을의 정취를 뽐낸다. 먹음직스러운 딸기 모양의 열매를 맺은 산딸나무와 붉은 빛깔의 산수유, 진보라색을 띄는 좀작살나무가 곤지암 화담숲의 가을에 풍요로움을 더한다.
나무 데크로 완만하게 조성된 5km에 이르는 숲속산책길과 테마원 산책로 주변으로 가을꽃과 억새, 수크령 등이 운치 있는 길을 만든다.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들이나 아이를 동반한 가족이 유모차를 끌고 가벼이 산책할 수 있도록 전 구간이 낮은 경사도로 이루어져 있어 부담 없이 가을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산책길 주변 곳곳에 평상과 의자를 마련해 놓아 자연을 감상하며 쉬어갈 수 있는 최적의 휴식 공간을 마련해 놓았다. 숲속산책길을 따라 화담숲을 관람하는 코스는 약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이 밖에도 가을을 맞이해 △1000여 그루의 자작나무와 억새가 가을바람과 어우러져 운치 있는 분위기를 자아내는 ‘자작나무숲’을 비롯해 △사과, 배 등 풍성한 가을의 결실을 선사하는 ‘탐매원’, △봉선화, 감나무, 과꽃 등 추억 어린 나무들과 돌담, 싸리문, 장터 등 추억 어린 정원의 이야기가 담긴 ‘추억의 정원’ 등 저마다 특색 있는 스토리가 가득한 다양한 테마원을 만나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단풍 가득한 곤지암 화담숲을 거닐며 우리 주변에서 사라져 가는 토종 곤충, 어류, 새 등을 만나 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다.
곤지암 화담숲은 현재 생물종 복원사업의 일환으로 국립공원 관리공단과 함께 국내에 자생하는 멸종 위기종인 반딧불이, 원앙이 등의 생태복원을 위한 서식환경을 연구 조성하고 있다. 화담숲 입구 원앙호수에는 100여마리의 원앙가족이 살고 있고, 반딧불이원에서는 매년 6월에 반딧불이 축제를 진행할 정도로 많은 반딧불이가 서식한다. 이러한 생태복원 노력 덕분에 화담숲 곳곳에서는 귀여운 다람쥐를 비롯해 도룡뇽, 고슴도치 등을 쉽게 마주칠 수 있다.
우리나라의 토종 민물고기를 한곳에서 만날 수 있는 체험학습장인 민물고기 생태관도 들러 볼만 하다. 관람객들은 이곳에서 천연기념물인 황쏘가리를 비롯해 1급수에서만 사는 쉬리, 버들치, 산천어 등 국내 희귀물고기 40여 종 8000여 마리를 직접 보며 관찰할 수 있다. 또한 장수풍뎅이와 사슴벌레 등을 생생하게 관찰할 수 있는 곤충생태관도 마련되어 있어, 아이들과 함께 아름다운 자연과 생태보호의 소중함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는 교육 공간으로 인기가 높다.
곤지암 화담숲은 16일까지 평일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주말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며, 10월 17일부터 폐장시간이 오후 5시 30분으로 30분 앞당겨진다.
또한 곤지암 화담숲 인근에 곤지암리조트가 있어 콘도는 물론 스키장 곤돌라를 타고 올라가는 정상휴게소와 스파, 사우나 등을 갖추고 있어 연인이나 가족과의 나들이 장소로 안성맞춤이다. 곤지암리조트 내 레스토랑에 곤지암 화담숲 입장권을 제시하면 5% 우대혜택도 받을 수 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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