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덕수궁 주변 정동길이 '역사보행길'로 새롭게 태어난다.
서울시는 정동길에 묻힌 19세기 대한제국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보행친화거리를 조성하기 위해 '역사재생·명소·보전' 3대 전략으로 구성된 '정동, 그리고 대한제국13' 계획을 추진한다고 12일 밝혔다.
■대한제국의 길 5개 코스 조성
우선 정동길을 미국의 대표적인 역사탐방로 프리덤 트레일(Freedom Trail)을 모델로 한 대한제국의 길'로 조성한다. 대한제국의 길은 역사재생 전략의 일환으로 서소문청사, 옛 국세청 별관부지를 새로운 거점공간으로 신설하고 주변의 역사문화 자원들과 연결한 5개 코스, 총 2.6km의 역사탐방로 '대한제국의 길(Korean Empire Trail)'로 꾸민다.
1코스 '배움과 나눔'은 성공회성당~세실극장~영국대사관 등으로 이어지는 길이고, 2코스 '옛 덕수궁역'은 구세군 중앙회관~선원전 터~구 러시아공사관 일대를 지나는 길이다.
3코스는 외교타운(미국대사관~이화여고 심슨기념관~정동교회~중명전 등), 4코스 신문화와 계몽(광무전망대~배재학당~서울시립미술관 등), 5코스는 대한제국의 중심(환구단~서울광장~시민광장 등) 길이다.
특히 대한제국의 출발을 알리는 환구대제가 거행된 주요 공간임에도 접근성이 낮았던 프레지던트호텔 옆 환구단과 서울광장을 잇는 횡단보도가 이날 개통된다. 이로써 대한문에서 환구단에 이르는 최단경로 보행로가 뚫리게 된다.
서울시청 서소문청사는 시민들에게 열린 새로운 경관거점으로 기능하게 된다. 현재 13층에 있는 전망대가 15층으로 옮겨지고 옥상과 연결, 덕수궁과 정동 일대를 조망할 수 있는 '광무전망대'로 이어진다.
■옛 국세청 별관부지에 역사문화광장 조성
서소문청사 주차장 출입구는 서소문로 방향으로 변경, 덕수궁 돌담길로의 차량진입을 줄여 보행환경을 개선한다. 출입구 이전으로 기존 주차관리공간은 대한제국 시기에 건립됐던 우리나라 최초의 커피 판매점인 '손탁호텔' 풍 카페로 조성한다.
옛 국세청 별관부지는 오는 2018년 6월 '세종대로 역사문화 특화공간'으로 거듭난다. 지상은 '비움을 통한 원풍경 회복'이라는 취지로 주변시설과 조화를 이루는 역사문화광장으로 꾸며진다. 지하에는 '서울도시건축박물관'이 들어선다.
이와 함께 역사명소 전략은 △대한제국 역사 재현 △'10월은 정동의 달' 축제 △야간경관 관광자원화 등으로 추진된다. 일대 주민과 학교, 기업, 종교단체 등 30여개 지역협의체를 중심으로 추진한다.
마지막 역사보전 전략은 지구단위계획 수립을 통해 옛 덕수궁역과 옛길 등 역사적 가치가 있는 가로와 필지선을 보전하고 미래유산 등을 발굴해 '통합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적용한다.
이번 사업 추진에는 정동에 위치한 미국, 러시아, 영국, 캐나다 등 7개국 대사관과 언론사, 종교단체, 학교, 기업체, 주민협의체 등 22개 기관들이 지역협의체로 참여해 협력할 계획이다.
이날 박원순 서울시장은 "그동안 잊혔던 대한제국 역사의 재조명을 통해 정동의 활성화를 위한 첫걸음을 내딛은 날"이라며 "오늘을 계기로 대한제국의 역사를 돌아보고 국권회복과 국민권력시대를 향한 대한민국의 갈 길을 찾겠다"고 말했다.
lionking@fnnews.com 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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