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서 폭력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앞둔 22세 여성 제이나브 세칸반드의 사연을 11일(현지시간) 영국 BBC뉴스가 보도했다.
국제 엠네스티가 알린 그의 사연은 22살에 불과한 여성이 겪었다고 하기에는 너무나 곡절이 많았다.
가난하고 보수적인 쿠드르계 가정에서 태어난 세칸반드는 15살 때 가출해 첫 남편 후세인 사르마디와 결혼했다. 그는 당시 결혼이 더 나은 삶을 위한 유일한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결혼한 지 얼마되지 않아 남편의 폭행이 시작됐다. 말로 학대하기도 했다. 세칸반드는 몇 번이나 경찰에 신고했지만 아무도 조사하러 오지 않았다. 남편은 이혼 요구를 거절했다. 친정 부모 역시 그녀를 다시 받아들여주지 않았다.
세칸반드가 17세가 되던 해 남편이 사망했는데, 경찰은 그녀가 남편을 칼로 찔렀다는 자백을 받았다며 세칸반드를 체포했다. 그녀는 경찰서에서 20일간 구금돼 고문을 받았다고 말했다.
법정에 선 세칸반드는 자백을 번복해 남편의 동생이 살인자라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 세칸반드가 자신의 살인죄를 뒤집어쓰면 돈을 써서 풀려나오게 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는 것이다. 세칸반드는 그가 자신을 수차례 성폭행했다고 말했다.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세칸반드는 남편을 죽인 혐의로 사형을 선고 받았다. 하지만 당시 17세였던 세칸반드는 나이가 너무 어려 사형 집행이 미뤄졌다.
그러다 2015년 세칸반드는 교도소에 함께 수감돼 있던 남성과 재혼해 아이를 가졌다. 임신으로 아이가 태어날 때 까지 사형은 또 미뤄졌다.
하지만 지난달 세칸반드는 출산 예정일을 불과 이틀 앞두고 사산했다. 동료 재소자가 사형당하는 것을 본 충격이 컸다. 세칸반드의 사형 예정일은 13일이었다.
국제 엠네스티는 세칸반드의 형 집행 과정을 보고 "지독히 불공평한 재판"이라며 구제에 나섰다. 하지만 인권운동가들은 세칸반드의 사형이 수일 내 집행될 것 같다고 전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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