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남성 M자형 탈모, 넓은 이마라 오해 말고 초기부터 적극 치료해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0.13 08:20

수정 2016.10.13 08:20

남성 M자형 탈모, 넓은 이마라 오해 말고 초기부터 적극 치료해야
유난히 길고 더웠던 여름이 지나고 어느덧 완연한 가을이 찾아왔다. 무더위가 한풀 꺾이고 아침저녁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부쩍 탈모 증상이 심해졌다는 환자도 늘고 있다.

직장인 A씨(34세)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가을을 맞아 단정한 올백머리로 스타일을 바꾼 A씨는 동료들에게 탈모가 아니냐는 핀잔을 듣고 착잡해졌다. A씨는 원래 이마가 넓은 것일 뿐 탈모와는 관계없다고 스스로를 위로했지만 요즘들어 이마가 부쩍 더 넓어진 것 같은 느낌에 가까운 피부과를 찾았다.

유독 가을이 되면 머리카락이 빠진다고 느끼는 남성들이 많다. 실제로 모발은 봄, 여름에 생장 속도가 빠르고 가을에는 생장 속도가 줄어들어 일시적으로 빠지는 모발의 양이 늘어나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기후 변화 외에도 가을철에는 모발의 성장에 관여하는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의 분비량이 증가하여 탈모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서울예미인피부과 박동훈 원장은 13일 "여름철 자외선에 의해 손상된 두피와 모발의 영향, 남성호르몬 분비의 변화로 가을이 되며 빠지는 모발의 양이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하지만 머리카락이 빠지는 증상이 수개월째 지속되거나 뒷머리 모발에 비해 앞머리나 정수리의 모발이 가늘어지는 느낌이 든다면 빠른 시일 내에 피부과를 방문하여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아볼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이마선 M자형, 가늘어진 모발 남성 탈모 의심
남성형 탈모는 개인에 따라 다양한 유형으로 나타나는데, 이마의 헤어라인이 M자 모양으로 후퇴하는 양상을 보이는 M자형 탈모와 정수리에서 시작되어 주변부의 모발까지 점차 가늘어지는 O자형 탈모가 대표적이다.

가을철 단순히 빠지는 머리카락의 양이 많아졌다면 계절적 영향에 의한 일시적인 증상일 수 있지만, 이마의 양쪽 가장자리를 따라 헤어라인이 점점 안쪽으로 후퇴하거나 앞머리나 정수리 부위의 모발이 뒷머리에 비해 힘이 없어지고 가늘어진다면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남성형 탈모를 의심해 보아야 한다.

하루에 빠지는 머리카락의 수를 세보았을 때 100개 이상이거나 혹은 머리카락을 이틀정도 감지 않은 상태에서 한 움큼 잡아당겼을 때 빠지는 머리카락의 수가 3개 이상이라면 이 또한 남성형 탈모의 신호일 수 있다. 남성형 탈모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탈모의 주요 원인인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으로 변환되면서 발생한다. 이 때 DHT는 탈모 유전자를 가진 남성의 모낭을 공격하여 모발의 성장 기간을 단축시키고 모발을 가늘게 만들어 탈모를 유발한다.

■초기 약물치료, 중기 이상 수술치료
남성형 탈모는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악화되는 진행성 질환으로, 초기에 의학적 방법을 동원하여 적극적으로 치료한다면 더 이상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현재까지 의학적으로 검증된 남성형 탈모의 치료법에는 먹고 바르는 약물 치료와 모발을 이식하는 수술 치료가 있다.

대표적인 약물로는 미 FDA와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모두에서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받은 먹는 약과 바르는 약이 있으며, 이 중 의료진의 처방이 필요한 먹는 약의 경우 남성형 탈모 환자의 90%에서 탈모 진행이 멈추고, 70% 환자에게서 새로운 모발이 자라는 효과를 입증했다. 또한 M자형 탈모, 정수리 탈모 모두에서 치료 효과가 있다.

바르는 약의 경우 두피의 혈류를 개선해 모발의 성장을 돕는다. 일반적으로 치료 효과는 3개월에서 6개월이 지난 때부터 나타나기 시작하며, 1년이 경과한 시점에서 극대화된다.

이미 M자형으로 진행된 탈모증상이 눈에 띄게 두드러지거나, 정수리의 두피가 훤히 드러나는 등 탈모가 많이 진행된 경우에는 모발이식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모발이식수술은 탈모의 영향을 받지 않는 뒷머리 주위의 모발을 탈모 부위로 옮겨 심는 수술로, 한 번 심은 모발에서는 더 이상 탈모가 일어나지 않고 영구적으로 유지된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식한 부위를 제외한 다른 부위에서는 탈모가 계속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모발이식 후에도 추가적인 탈모의 진행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약물 치료가 병행돼야 한다.


서울예미인피부과 박동훈 원장은 "많은 탈모 환자들이 의학적 치료를 최후의 수단이라 생각하고,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이나 샴푸 사용에 의지하다가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남성형 탈모는 계속해서 증상이 악화되는 질환인 만큼, 증상 초기에 적절한 의학적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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