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거래량↑ 증권사들 대상 압수수색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서봉규 부장검사)은 19일 한미약품 늑장공시, 미공개정보 이용의혹과 관련해 서울 여의도동 NH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 등 증권사 10여곳에 검사와 수사관 60여명을 보내 압수수색을 벌였다. 관련기사 2면
검찰이 압수수색한 증권사는 삼성증권, KB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유안타증권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압수수색 대상은 한미약품이 독일 제약업체 베링거잉겔하임과 계약한 85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이 해지됐다는 내용이 공시되기 전에 투자해 이득을 볼 수 있는 '공매도' 거래량이 많은 증권사들이다. 미공개 정보가 증권사 직원들에게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증권업계까지 수사 범위를 확대한 것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한미약품의 악재 공시 전 공매도는 총 5만566주로, 기관이 3만9490주, 외국인은 9340주, 개인은 1736주를 거래한 것으로 집계됐다.
검찰은 유출 정보로 주가 하락을 예상한 세력이 이를 통해 이득을 얻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각 증권사의 공매도와 관련한 서류 및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 13일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으로부터 패스트트랙(조기 사건 이첩) 제도로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에 착수, 17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한미약품 본사도 압수수색한 바 있다.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형사처벌 대상.."투자금 하한선 없어"
'미공개정보 이용'은 회사 임직원 등 내부자가 회사 기밀사항을 이용해 주식을 매매하거나 제3자에게 알리는 것을 가리킨다.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에 해당하는 △미공개정보 이용 △시세조종 △부정행위 와 △시장질서교란행위는 이른바 '증권범죄'에 해당된다.
불공정거래행위는 형사처벌 대상으로, 과징금 부과 등 행정제재 대상은 아니다. 처벌 대상 투자금액의 하한선도 없다. 100만원만 투자해도 처벌대상에 해당된다.
미공개정보를 이용하는 규제 대상자 역시 회사 내부자와 1차 정보수령자에서 2차, 3차 등 다차 정보수령자까지 확대됐다. 과거 CJ E&M과 NHN엔터테인먼트의 실적 사전 유출사건에서 회사 담당자와 애널리스트만 처벌 대상에 포함되고 실제 매매차익을 얻은 펀드매니저는 대상에서 빠졌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들 모두 제재 대상이다.
미공개정보 범위도 회사 내부정보 이용 금지 뿐만 아니라 정책, 판결, 언론 정보 등이 모두 미공개정보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시장질서교란행위자는 위반 행위로 얻은 이익이나 회피한 손실액의 최대 1.5배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물어야 한다. 과징금 상한선은 없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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