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19일(현지시간) 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네바다대학에서 열린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와의 3차이자 마지막 TV토론에서 “대선 결과에 승복하겠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때 가서 결정 하겠다”고 대답했다.
이날 토론을 진행한 폭스뉴스의 크리스 월러스는 최근 트럼프가 “클린턴측과 미디어가 한편이 돼 선거를 조작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대선결과에 승복하겠는가”라고 물었다.
트럼프는 이 질문에 대한 직설적인 대답을 피하면서 “그 때 가서 말하겠다”며 “계속 국민들의 애를 태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 언론은 트럼프가 사실상 대선 패배시 승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했다.
AP통신은 “트럼프의 발언은 이 나라의 민주주의 전통을 무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투표 결과를 불복할 수 있다는 발언이 주요 정당의 대선 후보 입에서 나왔다는 건 정말 희귀한 일”이라고 전했다.
이날 트럼프와 클린턴은 러시아 대선개입, 국가예산, 국경방어, 테러와의 전쟁 등 다양한 문제들을 놓고 약 90분간 토론을 벌였다.
그러나 트럼프의 선거결과 불복 발언이 이날 토론의 하이라이트가 돼버렸다.
트럼프는 또한 클린턴이 사회보장세와 관련한 발언을 계속 이어가자 분을 참지 못한 듯 클린턴을 향해 “정말 지저분한 여자”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부정직한 언론기관이 유권자들에게 해를 끼치고 있고 등록이 불가능한 수백만 명이 유권자로 등록한 상태”라며 “클린턴은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으로 선거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 그런 차원에서도 선거가 조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클린턴은 “트럼프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때 항상 조작됐다고 주장한다”며 “미국의 민주주의를 끌어내리고 있는 트럼프에 대해 소름이 끼친다”고 전했다.
미 정계 관계자들은 ‘음담패설’과 ‘성추문’ 스캔들로 인해 최근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는 트럼프가 이날 토론을 통해 특히 부동층 유권자들의 지지를 꾀했지만 ‘불복’ 발언으로 자멸했다고 분석했다.
CNN이 토론 직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52%대 39%로 클린턴이 트럼프에 승리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트럼프는 이날 토론에서 또다시 일본과 독일, 한국, 사우디아라비아를 거론하며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들에 의해 착취되고 있다. 이들 나라는 부자국가들인데 왜 방위비를 더 내면 안 되느냐”고 되물었다.
불법이민자 정책과 관련, 트럼프는 “우리는 강한 국경이 필요하다. 국경이 없으면 나라도 없다”며 “미국에 있는 나쁜 사람은 추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클린턴은 불법이민자를 대거 추방하겠다는 트럼프의 이민정책은 "미국을 갈라놓을 것"이라며 반박했다. jjung72@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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