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가 2003년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 이후 인천경제청으로부터 이관받은 특별회계 토지자산 금액은 총 2조5700억원에 이른다.
시는 이 토지를 팔아 대부분 부채를 갚는데 사용하고 3~7년 분납조건으로 상환키로 했으나 제때 갚지 못해 현재 3607억원을 미납했다.
게다가 2010년 감사원에서 지적받은 송도·청라 토지 18필지를 유상이관하면서 개별공시지가가 아닌 조성원가로 계산해 생긴 차액 4674억원까지 포함하면 인천경제청에 갚아야 할 빚은 총 8281억원에 달한다.
이에 송도 주민들은 송도개발자금으로 사용돼야 할 돈이 인천시로 빠져나가면서 경제자유구역청의 예산부족을 초래해 기반시설을 비롯한 각종 개발사업이 지연·취소됐다고 반발하고 있다.
실제 인천경제청의 예산은 지난 2009년 1조원에 달했으나 올해에는 56%가 축소된 4234억원에 불과한 상태다.
주민들은 인천시의 자산이관으로 각종 개발이 중단되고 난개발로 투자환경이 악화, 경쟁력이 저하돼 투자유치 실적이 급락했다고 지적했다.
또 인천경제자유구역이 2020년 또는 2030년(개발기간 연장 시) 개발이 완료되면 행정·관리관청인 인천경제청이 해산하게 되는데 이때 인천시로 이관한 토지매각자산 매각대금 상환의무도 소멸돼 미상환금을 받을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송도 주민 400여명은 인천시청 앞 미래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인천시에 송도부지매각 자금 조기 상환 및 자산이관 금지, 특별자치구 추진을 촉구했다.
인천 송도 주민들은 인천시에 항의하는 의미로 아파트 베란다에 붉은색의 수건, 티셔츠, 앞치마 등을 내걸었다. 시는 내년에 경제청에 지급하지 못한 미상환 대금 중 2200억원을 우선 지급할 방침이다.
조형규 송도국제도시총연합회장은 “인천시는 재정건전화를 이유로 송도주민과 기업들이 낸 분양대금에 포함된 개발자금을 송도 개발에 쓰지 않고 편법으로 사용했다"며 "매각자금을 조기 상환하지 않을 경우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시 관계자는 "재정난 때문에 상환 기일을 지키지 못한 부분이 있다. 사업 부진은 자산 이관 미상환보다는 경기 탓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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