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세 여자의 리얼 재테크 수다] 홀로 남겨질 반려견 걱정된다면..‘펫 신탁’ 가입해두면 든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1.06 16:40

수정 2016.11.06 16:40

(19)워킹맘 이루리의 '반려견을 위한 금융상품'
반려견 돌봐줄 생활비 남겨
국내법상 직접상속 하기는 불가능.. 새 부양자 미리 지정해 은행 신탁
등록이 된 반려동물에게만 가능.. 반려동물을 위한 예.적금도 판매
신용카드 이용하면 각종 혜택
동물병원은 물론 애견호텔까지 최대 10%까지 이용료 할인받아
반려견 사진 넣은 나만의 카드도.. 사용액 일부는 유기동물 보호에
[세 여자의 리얼 재테크 수다] 홀로 남겨질 반려견 걱정된다면..‘펫 신탁’ 가입해두면 든든

모처럼 연차휴가를 쓴 날, 오랜만에 친정 나들이에 나서기로 했다. 유난히 햇살이 좋다. 집을 떠나온 지 20년이 넘었지만 친정집은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다. 자식들이 모두 떠난 후 부쩍 커져버린 느낌이지만, 부모님 두 분은 여전히 살뜰히 집을 돌보고 계신다. 작지만 깔끔하게 정돈된 마당을 거친다. 여든을 바라보는 아버지가 가장 아끼는 곳이다. 퇴직 후 많은 시간을 이 공간에 쏟으셨다.

집에는 엄마가 아침식사를 마친 그릇을 혼자 정리하고 계셨다.
아버지는 이미 '까미'랑 같이 산책을 나섰다고 했다.

까미는 올해로 일곱살이 된 검은 슈나우저다. 아버지가 까미를 입양한 건 6년 전, 손주들마저 다 자라 아이 소리가 완전히 사라진 집이 적적하다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실 무렵이다.

부모님이 까미를 대하는 사랑은 손주 그 이상이다. 아버지는 종종 말씀하셨다. "얘는 자기 몸이 아파 괴로울 때도, 내가 이가 다 빠져 추할 때도 한결같이 나를 사랑하고, 얼마나 신나게 반겨주는지 모른다. 이런 사랑을 부모 말고 또 누구한테 받아봤나 싶다."

아니나 다를까, 찻잔을 들고 거실로 돌아오신 엄마는 까미 걱정부터 털어놓으신다. 사람으로 치면 장년층에 속하는 일곱살이 되면서 까미가 여기저기 아프다고 했다. 의료보험 혜택을 전혀 받을 수 없는 동물병원이 치료비와 약값이 만만치 않다는 거였다.

아버지의 가장 큰 걱정은 당신보다 까미가 오래 살면 어쩌나 하는 것이다. 당신들이 떠난 자리에 혼자 남을 까미를 누가 보살펴주겠냐는 걱정이다.

부모님 걱정을 덜어드릴 방법을 찾아보기로 했다. 미국, 독일과는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반려동물에 대한 직접 상속이 아직 불가능하다. 하지만 방법이 있지 않을까.

[세 여자의 리얼 재테크 수다] 홀로 남겨질 반려견 걱정된다면..‘펫 신탁’ 가입해두면 든든

■내가 혹시 먼저 떠나면 어쩌지

우리 부모만 이런 걱정을 하는 건 아니었나 보다. 우리나라에도 주인의 사망으로 반려동물을 돌보지 못할 경우를 대비한 상품이 이제 막 출시되고 있었다.

KB국민은행이 금융권 최초로 내놓은 '펫(Pet) 신탁'이다. 반려동물이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을 수 있는 미국, 독일과는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반려동물에 대한 직접 상속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국내에선 반려동물에게 유산을 남기고 싶을 경우 신탁을 이용해야 한다.

고객이 은행에 자금을 맡기고 사후에 반려동물을 돌봐줄 새로운 부양자를 미리 지정하면 은행은 고객 사망 후 반려동물의 보호.관리에 필요한 자금을 반려동물 부양자에게 일시에 지급하게 된다.

'KB 펫 신탁' 가입대상은 만 19세 이상의 개인으로 일시금을 맡기는 경우에는 200만원 이상, 월적립식인 경우에는 1만원 이상이면 가입이 가능하며 납입 최고한도는 1000만원이다. 피부양대상 동물은 현행 동물보호법상 동물등록이 가능한 반려견으로 한정하고 있으며, 가입 전 전국 시.군.구청에 동물등록이 돼있어야 한다.

반려동물을 위한 예.적금 상품도 있다. 반려동물이 아플 때를 대비하거나 반려동물이 혼자 남을 경우를 대비해 미리 자금을 준비할 수 있다.

HK저축은행은 반려동물을 기르는 고객을 위한 '마이펫예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개인 고객은 누구나 정기예금 또는 정기적금 형식으로 가입할 수 있다. 통장에 자신의 반려동물 사진을 넣고 이름도 새길 수 있다.

또 DGB대구은행과 업무제휴를 통해 'HK펫러브카드'를 발급받는 고객에게는 특별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동물병원 이용 시 20%, 동물업종(용품, 식품, 미용 등) 10%, 대형마트 5~10% 등 다양한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신용카드로 혜택 받아볼까

반려동물을 위한 금융상품 중 가장 번저 시작된 건 신용카드다. 특히 반려동물 관련 서비스에 특화된 카드를 눈여겨볼 만하다.

IBK기업은행의 '참! 좋은 내사랑 펫 카드'는 전국 동물병원을 비롯해 미용, 카페, 호텔, 훈련소 등 애완동물 업종으로 등록된 9000여개 가맹점에서 10%,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주요 마트와 온라인몰에서 5%의 관련서비스 비용을 할인받을 수 있다.

할인 혜택은 전월 이용금액 기준 40만원 이상 1만5000원, 100만원 이상 3만원, 200만원 이상 6만원이 부여된다. 이 밖에 제휴된 반려동물 전용 장례식장을 5%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 가능하고 영화관과 놀이공원 이용 시 할인 등의 기본 서비스도 제공된다. 특히 카드에 자신의 반려동물 사진을 넣은 '나만의 카드'를 만들 수 있어 인기가 높다.

KB국민카드 '반려애(愛)' 카드가 있다. 반려동물 관련 업종에서 10%,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와 G마켓, 옥션, 인터파크, 11번가 등 주요 온라인쇼핑몰에서는 5%의 청구할인 혜택을 준다.


반려동물 업종에서 쓸 때 최대 월 할인한도는 5만원(전월 이용실적 90만원 이상)이다. 또 KB국민카드에서 반려애카드의 이용금액의 일정비율을 유기동물 등 동물보호를 위한 공익사업에 활용한다.
카드 디자인은 강아지 모양, 고양이 모양 두 가지로 출시해 반려견, 반려묘(猫)에 따라 디자인 선택이 가능하다.

seilee@fnnews.com 이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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