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금융시장 '트럼프 리스크' 약화.. 페소화 급등, 엔화 약세

정상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1.07 16:00

수정 2016.11.07 16:00

미국 대선 판세에 출렁이던 외환시장이 7일(현지시간) 달러 강세, 엔화 약세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이날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의 이메일 의혹을 무혐의로 종결 선언한 게 이유다. 이날 외환시장은 두 가지 신호가 명확했다. 우선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직접 영향권에 있는 멕시코의 페소화가 급등했다. 반면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할 때 수요가 몰리는 안전자산인 엔화 매도세가 확대됐다. 엔화 가치 하락이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멕시코·달러 환율은 2%이상 상승한 18.65페소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장중 18.56페소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일에 비해 페소 가치가 4% 가까이 상승한 셈이다. 지난 9월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이날 FBI의 클린턴 이메일 스캔들 무혐의 결정으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의 당선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이 약화됐고, 이것이 페소 환매를 이어졌기 때문이다.

씨티그룹의 다카시마 오사무 외환 전략가는 "페소 환율은 클린턴의 승리, 트럼프 리스크의 후퇴를 명확하게 반응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간 멕시코 페소화 가치는 트럼프 지지율과 반대로 움직였다. 반대로 클린턴의 지지율이 오르면 페소화는 다시 올랐다. 트럼프의 '반(反)멕시코' 정책 때문이다. 트럼프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A)를 폐기하고, 미국에서 일하는 이주 노동자의 송금 제한, 멕시코산 제품의 35%의 높은 관세를 매기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엔화는 그 반대다. 트럼프의 지지율이 떨어지면 엔화 가치도 떨어졌다. 이날 오후 3시30분 현재 엔·달러 환율은 104.39엔으로 1.12% 상승(엔화 가치 하락)했다. 클린턴의 지지율이 반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은 FBI 수사 종료를 긍정적으로 보고 미국 대선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후퇴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유럽과 중동 투자자들도 엔 매도 · 달러 매수 거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엔 하락과 상대적으로 달러는 강세로 반등했다. 주요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의 가치를 보여주는 블룸버그 달러 지수는 10.14% 상승했다. 7거래일 만에 반전한 것이다. FBI의 클린턴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 착수 이후 달러지수는 계속 떨어졌었다.

시장에선 미국 대통령이 정해져도 당분간 페소 환율은 요동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트럼프가 당선되면 불확실성은 최고조에 이를 전망이다. 엔화 등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빠르게 빠져나갈 것(엔화 가치 급등, 페소화 급락)이 확실시된다.
글로벌 증시는 최대 15% 하락하고 페소화는 25% 폭락할 것이라는 예고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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