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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도입했더니 야근 줄어… 전문가들 "AI는 인간 대체할 수 없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1.09 15:10

수정 2016.11.09 15:10

한국과학창의재단 '2016 과학창의 연례컨퍼런스' 개최
"독일 스마트팩토리 근무자들은 인공지능(AI) 덕분에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됐다." (데트레프 쥴케 독일인공지능연구소 디렉터)
"인공지능은 스스로 질문을 하지 않는다. 사람은 스스로 창의적인 질문을 하는 존재이고, 인공지능은 사람의 질문에 답을 알려주는 존재다." (서울대학교 김주하 교수)
"인공지능 왓슨도 실수를 한다, 인간의 개입이 인공지능의 실수를 막아줄 수 있다." (가천대학교 길병원 이언 뇌신경센터 소장)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면서 AI와 사람의 공존이 전세계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전문가들이 일제히 AI가 인간을 대체할수는 없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AI는 인간의 삶을 더욱 편하고 풍요롭게 해줄수는 있지만 AI가 인간처럼 생각하고 행동할수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AI에 대해 막연히 공포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AI를 잘 활용할 수 있을지, AI를 통해 인간이 어떤 이점을 가질 수 있는지, 인간이 하기 어려운 일을 AI가 대신해줄수는 없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 8일 서울 리츠칼튼호텔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신기술과 휴머니티'라는 주제로 열린 '2016 과학창의 연례컨퍼런스'의 기조강연자로 나선 독일 AI연구소 데트레프 쥴케 디렉터는 AI가 사람들에게 업무에서 벗어나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줄 수 있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데트레프 쥴케 독일인공지능연구소 디렉터가 지난 8일 서울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린 '2016 과학창의 연례컨퍼런스'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데트레프 쥴케 독일인공지능연구소 디렉터가 지난 8일 서울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린 '2016 과학창의 연례컨퍼런스'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생산현장에 AI 도입, 야근 줄일 수 있다"
그는 "제조현장에 AI를 도입한 스마트팩토리에서 근무하는 근무자들은 업무와 개인의 삶의 균형을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하고 있다"며 "노동조합도 AI 도입 초기에는 우려가 컸지만 실제로 도입한 이후에는 불만이 전혀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야근을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AI가 제시된 것이다.

그는 독일이 인더스트리 4.0 전략을 소개하며 AI를 활용해 제조업의 혁신을 일궈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AI가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장점과 AI의 장점을 결합하는 것이 독일의 전략이라는 것이 데트레프 쥴케 디렉터의 설명이다.

그는 "AI의 장점은 빠르게 문제를 발견하고 인간에게 알려줄 수 있다는 점이지만 오작동에 대한 불안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사람은 창의성을 가지고 있고 사람과의 소통 등을 통해 AI의 오작동도 감지해서 적절한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조강연에 앞서 열린 프리뷰 세션에 참여한 전문가들도 AI가 인간을 위해 만들어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AI를 소비하는 주체는 인간, AI는 질문을 하지 않는다"
가천대학교 길병원에서 IBM의 인공지능 프로그램 '왓슨'을 도입해 암환자 진료에 나설 예정인 이언 뇌신경센터 소장은 "왓슨을 통해 진료 추천을 받지만 진료를 선택하고 행하는 주체는 여전히 의사들"이라며 "왓슨의 추천을 전적으로 믿는 것이 아니라 오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의사들이 개입하는 것이며 당연히 진료의 책임도 의사가 진다"고 강조했다.

이언 소장은 '왓슨'을 통해 진단 오류를 줄일 수 있고 진단을 위한 검사남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검사와 진단을 내리는 것은 인간보다 AI가 더 뛰어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서울의대 김주한 교수 역시 AI가 우리 삶을 크게 변화시킬 것은 분명하지만 인간을 대체하는 수준까지는 갈 수 없다고 진단했다. 특히 그는 인간과 AI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 인간은 여러 현상을 바탕으로 창의적인 질문을 할 수 있지만 AI는 절대 먼저 질문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AI와 인간의 가장 큰 차이점은 질문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AI는 인간의 질문에 답을 해줄수는 있겠지만 스스로 궁금해서 질문을 하지 않기 때문에 인간이 AI를 소비하는 주체가 될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한편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열리는 '2016 과학창의 연례컨퍼런스'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신기술과 휴머니티'를 주제로 기술과 사회변화, 산업과 직업의 미래, 미래세대 교육 등 3개의 메인 세션과 11개 분과세션으로 운영된다.
미국과학진흥협회 러시홀트 CEO, 독일AI연구소 데트레프 쥴케 디렉터, 지멘스코리아 권터 클롭쉬 디지털팩토리 사업본부 대표 등 10여명의 해외 연사들이 4차산업혁명으로 야기되는 사회변화와 인류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전망을 소개한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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