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대통령실

청와대, 국정혼란사태 장기전으로 가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1.16 16:32

수정 2016.11.16 16:32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사태가 장기전 양상으로 접어드는 형국이다.

야 3당이 전국적인 박근혜 대통령 퇴진운동 태세로 돌입한 반면, 청와대는 국회추천 총리를 통해 합법적 테두리내에서 정국수습책을 찾기로 하면서 팽팽한 힘겨루기를 하는 모양새다. 청와대와 정치권간 시각차가 양극단을 달리면서 최순실 정국이 당장 특검정국과 탄핵 정국 등의 과정을 거치는 장기전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는 전날 대통령에 대한 하야 혹은 완전 2선퇴진에 대해 검토하는 바 없다는 입장에 이어 16일에도 법률의 테두리 내에서 대통령의 권한을 총리에게 이양하고 최순실 사태 관련의혹은 검찰과 특검 조사를 통해 밝히겠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청와대가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사태로 몰아치는 퇴진요구에 분명히 선을 그은 셈이다.
이에 청와대가 특검 준비 및 최악의 경우 탄핵 정국을 대비하는 장기전 모드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특검정국 대치국면 오나
일단 청와대는 야당에서 대통령의 사퇴를 압박하는 수위를 높이는 상황 속에서도 국회에 제안한 바 있는 국회추천 임명과 여야 대표들과의 영수회담에 대한 정치권의 화답을 기다리고 있다.

박 대통령의 임기단축과 조기 대선을 전제로 거국중립내각을 세우고 모든 권한을 넘기는 '질서있는 퇴진' 요구에 대해서도 헌법에 어긋난다는 점에서 불가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처럼 청와대와 야당간 정국수습해법 관련 시각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어 조만간 특검 혹은 탄핵 정국으로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우선 박 대통령에 대한 검찰수사 일정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이를 두고 청와대가 검찰조사 대신 특검과정에서 최순실 사태 관련의혹을 둘러싼 본게임을 준비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 15일 발의된 특검법안은 국회 본회의(17일) 및 국무회의(22일) 등의 절차를 걸쳐 조만간 발효될 전망이다. 국회의 특검추천과 대통령의 임명 등의 절차등이 남아 있지만 빠르면 다음주께 특검 정국으로 전환될 공산이 있다. 청와대는 최순실 사태와 관련 박 대통령의 여러 의혹들에 대해 특검을 통해 진위를 따져보는 게 유리히다는 계산을 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검이 최장 120일까지 진행된다는 점에서 상황에 따라 앞으로 3∼4개월간 특검 정국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탄핵정국 놓고 수싸움 치열
일각에서는 특검정국에 이어 탄핵정국도 맞물릴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정에 공백이 생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며 "헌법에 위배되는 절차나 결정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은 여야 대표들과의 영수회담 불씨를 살리는 동시에 3차 대국민담화를 통해 국정정상화를 위한 입장을 발표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야당의 퇴진압력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어 하야 혹은 2선후퇴 대신 국회에서 선택가능한 탄핵으로 귀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야당과 청와대에서 바라보는 탄핵에 대한 유불리 문제가 충돌하고 있어 탄핵정국으로 가는 과정도 험난하다.

우선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발의하면 통과까지 시간이 적잖이 걸리는 데다 국회가결 여부도 불확실하다. 더구나 국정운영 공백기간 동안 황교안 총리가 권한대행을 맞게 되면서 전반적으로 야당이 안게되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많다는 것이다. 탄핵절차를 밟는 과정에 예기치 못할 정국반전 상황이 벌어져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례처럼 헌법재판소에서 무효판정을 받는 일이 재연될 수도 있다.
야당이 즉각 하야 혹은 완전 2선퇴진에 방점을 두는 이유다.

이에 야권 일각에선 청와대가 법률적 테두리내에서 국회추천총리 카드를 밀어붙으는 게 사실상 탄핵 정국을 유도하기 위한 행보가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탄핵절차를 밟는 과정에 보수층이 재결집하는 시간을 벌기 위해 사실상 탄핵정국을 청와대가 준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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