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에게 옷을 판매하지 않겠다는 디자이너들이 늘고있다고 18일(현지시간) 미 CBS뉴스 등이 보도했다.
일반적으로 패션계에서 영부인의 옷을 만드는 것은 영광으로 여겨진다. 엄청난 홍보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멜라니아에게 옷을 팔지 않겠다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셸 오바마 영부인이 좋아하는 디자이너 중 한 명인 소피 실렛은 17일 성명을 통해 "다양성과 자유, 다양한 삶에 대한 존중을 찬양하고 쟁취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 사람으로서 다음 영부인에게는 내 옷을 입히지 않겠다"고 밝혔다. 실렛은 이민자 출신 디자이너다.
그는 이어 "멜라니아의 남편이 대선유세 기간 동안 보여온 인종주의, 성차별주의, 이민자혐오주의는 우리가 누려야 하는 가치들과 양립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대선 전부터 디자이너들은 멜라니아가 자신들이 디자인한 의상을 입었을 때도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멜라니아가 전당대회나 주요 유세현장에서 구찌, 랄프로렌, 에밀리아 윅스테드를 입었지만 해당 브랜드의 디자이너들은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
또 일부 디자이너들은 멜라니아가 미셸 오바마처럼 영부인이 지녀야 할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이 없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이같은 움직임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영국 텔레그래프 18일자 보도에 따르면, 모스키노의 디자이너 제레미 스캇은 "나는 기꺼이 멜라니아에게 옷을 판매할 것"이라며 "그녀는 매우 아름답게 옷을 잘 소화한다"고 말했다.
레그 앤 본의 디자이너 마커스 웨인라이트 역시 "멜라니아에게 옷을 팔지 않겠다는 것은 매우 위선적인 것"이라며 "만약 미국의 패션산업을 발전시키고 싶다면 정치적 신념은 뒤로 미뤄둬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대선기간 동안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대선후보는 패션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바 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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