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타계 소식이 알려진 26일 고인의 동생인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에게 조전을 보내 "이 위대한 국가 지도자의 이름은 진실로 현대 세계사에서 한 시대의 상징이었다"고 강조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27일 보낸 조전에서 고인이 쿠바 사회주의 사업의 창건자이며 쿠바 인민의 위대한 지도자였다고 칭송했다. 시 주석은 중국 인민들이 카스트로 전 의장의 타계로 친밀한 동지이자 진실한 친구를 잃었다고 평가했다.
쿠바와 함께 '반미전선'의 동지였던 이란도 조의를 나타냈다.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카스트로 전 의장이 "강대국 식민주의에 맞서 싸운 독보적 인물"이라며 "쿠바 국민에 추모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쿠바의 혈맹인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도 쿠바에 보낸 조전에 카스트로 전 의장이 "사회주의와 정의를 위한 반제 자주 위업수행에 특출한 공헌을 했다"고 썼다.
카스트로 전 의장의 공산 혁명에 크게 영향을 받은 중남미 좌파 인사들은 일제히 조의를 표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26일 "전 세계의 모든 혁명은 카스트로 전 의장의 유산 위에 세워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콜롬비아 최대 반군인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의 지도자 로드리고 론도뇨 역시 트위터를 통해 "그는 세계와 미주 대륙의 위대한 인물 중 한 사람으로 큰 족적을 남겼다"고 주장했다. FARC는 1964년 창설당시부터 쿠바 혁명을 지향점으로 삼았다.
유럽 주요국 정상들은 비교적 중립적인 입장을 취했다.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26일 인터뷰에서 "카스트로 전 의장의 업적은 역사가 평가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프랑스 대통령궁인 엘리제궁도 성명을 내고 그가 "20세기 주요 인물인 동시에 쿠바 혁명을 구현한 인물"이라고 평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은 성명에서 "카스트로 전 의장은 논란이 이는 인물이지만 쿠바 혁명에서 보여준 리더십으로 역사적인 인물이 됐다"며 쿠바와 광범위하게 협력하겠다고 설명했다.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20세기의 극적이고 위대한 역사의 한 페이지가 닫혔다"며 카스트로 전 의장의 장례식에 대표단을 파견하겠다고 알렸다.
지난해 9월 카스트로 전 의장과 만났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쿠바에 보낸 조전에서 "슬픈 소식"이라며 "그의 영면을 위해 기도할 것"이라고 애도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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