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전증은 손의 일부나 전체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이는 것으로 증상이 경미하면 일상생활에 아무 지장이 없지만 심할 경우 심리적 압박감까지 동반돼 삶의 질이 떨어진다. 노인층에서 발병률이 높지만 최근 시험이나 직장생활로 정신적 압박과 스트레스가 가중되면서 젊은층에서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외관상 좋지 않은 인상을 주기 때문에 나이가 어릴수록 손떨림에 따른 스트레스 정도가 심하다.
문병하 광동한방병원 대표원장은 28일 "손떨림은 생리적 손떨림, 본태성 손떨림, 심인성 손떨림으로 구분된다"며 "동의보감은 수전증의 발병 원인을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심허(心虛)와 음주에서 찾는다"고 설명했다.
전체 환자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본태성 손떨림은 신경계 등 몸에 특별한 이상이 없는데 손이 떨리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전체 인구의 약 0.7%, 65세 이상 인구의 약 4.6%가 앓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발현 시기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40세 이후에 나타날 때가 많다.
유전질환의 하나로 환자의 직계가족 중 손 떨림이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부모가 수전증이 있으면 자식에서 30~50%의 비율로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질환은 글씨를 쓰거나 술을 따를 때 손이 떨리는 운동성 떨림과 양팔을 가슴 앞으로 쭉 뻗은 자세에서 팔꿈치를 살짝 굽혔을 때 증상이 심해지는 자세성 떨림이 나타난다. 파킨슨병이 원인일 때 동반되는 안정 시 떨림, 즉 양손을 무릎 위나 책상 위에 올려놨을 때 손이 떨리는 것과 구별된다. 심리적인 요인이 많이 작용해 혼자 있을 땐 괜찮다가도 다른 사람과 함께 있으면 증상이 심해진다.
한의학에서는 수전증을 겁이 많고 감수성이 풍부하거나, 대인공포증을 갖고 있거나, 정서적으로 불안정하면 손떨림이 발생한다는 '심허수진(心虛手振)'이라고 표현한다. 문 원장은 "심장에 이상이 없더라도 스트레스, 불안, 초조한 심리, 과로가 장기간 지속되면 심기능이 위축돼 손이 떨리게 된다"며 "다량의 카페인이나 알코올로도 손이 떨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가벼운 수전증은 완치 가능하고, 증상이 심하거나 유전적 요인으로 발생한 경우는 50~90% 개선할 수 있어 가급적 빨리 치료받는 게 좋다. 최근 도입된 양·한방 통합진료는 수전증의 발병원인을 찾기 위해 뇌혈류검사(TCD), 전정기능검사, 혈액검사, 동맥경화도검사 등을 통해 소뇌와 대뇌 등 중추신경계의 기능이상 여부를 파악한다.
한약, 침, 약침, 테이핑요법, 추나요법 등으로 손떨림 증상을 효과적으로 개선한다. 뇌기능 및 신경계와 연관돼 발생한다는 점에 착안해 환자의 체질과 증상에 맞게 한약을 처방한다. 침을 팔·다리와 머리에 놓아 뇌와 신경계를 안정시키고 허한 장기 주변에는 부항치료를 병행한다.
수전증에 좋은 음식은 신선한 과일과 야채, 견과류 등이 도움이 된다. 천마 같은 약재를 달여 차로 마시는 것도 효과적이다.
문 원장은 "수전증은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완치될 가능성이 높지만 증상이 오래될수록 회복이 쉽지 않고 치료기간도 길어진다"며 "손떨림 증상이 부끄러워 의도적으로 숨기거나 과도하게 신경 쓰면 증상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스스로 떳떳해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손떨림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커피 등 카페인 음료, 스트레스, 술, 담배 등은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며 "잠을 충분히 자고·비타민과 마그네슘을 포함한 미네랄 섭취에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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