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최순실 국정조사 특위 소속 정유섭 의원(새누리당 부평갑)은 11월 30일 마사회에서 지난 2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승마장을 600억원을 들여 인수하려했다며 최순실·정유라씨의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
정 의원은 증거로 지난 2월 20일 마사회 전략기획실에서 작성해 현명관 회장에게 직접 보고하고 결재를 받은 ‘인천승마장 부지매입을 통한 전략적 사업장 운영방안 검토(안)’을 제시했다.
이 문건은 인천아시안게임 승마장 4만평 및 인천매립지관리공사 1.2만평 등 5만평 부지에 600억원을 들여 부천 및 인천소재 지사와 함께 과천경마공원 승마시설을 해당부지로 이전하고 말산업인력 및 인재교육을 위한 승마시설을 신설하는 것이 주요 골자이다.
이와 함께 인천아시안게임 승마장 인수를 위해 당초 계획했던 서울 실내승마장 및 원당경마아카데미 신축 사업은 전면보류하고 화옹호스마크 신축은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마사회는 현명관 회장에게 보고한 직후인 2월 25일 인천시를 방문해 협의한 결과, 인천시는 승마.말산업인력 양성 및 공원형 장외발매소 기능 외에 경기활성화, 투자유치, 고용창출 계획이 추가로 포함되면 검토하겠다는 것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한 달 뒤인 3월 31일 경제부총리 주재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당시 안건과 상관없는 인천 승마장에 대해 장관들이 논의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윤성규 전 환경부장관이 인천아시안게임 승마장 활용을 위해 인천시와 농식품부, 문체부 측에 검토 요청을 제안했고, 이에 이동필 전 농식품부장관은 제안을 받아들였으나 김종덕 전 문체부장관은 난색을 표명했다.
공교롭게도 윤성규 전 환경부장관과 이동필 전 농식품부장관은 각각 대선 당시 특보와 영남대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 초기 임명 뒤 3년 넘게 교체되지 않은 최장수 장관들이었고, 김종덕 전 문체부장관은 최근 검찰조사에서 차은택씨가 최순실씨에게 추천해 임명된 것으로 밝혀진 장관이다.
경제현안을 논의하는 장관회의에서 인천아시안게임 승마장 활용방안이 느닷없이 논의한 것도 이상한데다, 이들 장관들이 최순실씨와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으며 마사회가 이 사실을 상세히 알고 있는 것도 수상한 대목이다.
결국 최순실씨가 딸 정유라의 도쿄올림픽 출전을 대비하기 위한 국내 승마훈련 장소로 인천아시안게임 승마장을 활용하기 위해 마사회를 비롯해 관계 장관들에게까지도 지시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드는 점이다.
게다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당초 직영운영 계획이었던 승마장을 2014년 아시안게임 대회 직전 용역을 통해 외주위탁 운영으로 바꾸고 올해 초 승마장 외주 위탁사업자 선정을 위한 공개입찰을 진행했다.
공사는 당초 2011년 관광공사 용역을 통해 인천아시안게임 수영장과 승마장을 직영위주로 관리하고 시설물관리와 청소만 외주위탁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공사는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승마장의 외주위탁 공개입찰을 4차례 진행하여 유찰돼 당초 36억원이었던 예정가격이 29억원으로 떨어졌으나, 승마장을 포함한 대규모 부지에 테마파크를 유치하기 위한 인천시의 반대로 현재 중단된 상태이다.
이에 대해 한국마사회는 "현명관 회장에게 보고한 것은 사실이지만 장외발매소 이전 설치, 마방 이전 등 내부 경영적 필요에 의해 실무선에서 검토 후 보고한 사항으로 현명관 회장이 검토 지시한 게 아니다"고 해명했다.
또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도쿄올림픽 출전장소로 활용하고자 매입을 검토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정유섭 의원은 “사법당국은 국정조사에서 제기되는 의혹들에 대해 명명백백하게 수사해서 죄를 밝혀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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