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 170만명 운집, 전국서 총 232만명 모여
1분간 소등, 5초간 함성도
충돌이나 연행자 없어.. 일부 보수단체 맞불집회도
1분간 소등, 5초간 함성도
충돌이나 연행자 없어.. 일부 보수단체 맞불집회도
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6차 주말 촛불집회에 역대 최다 인원이 참석했다. 사상 처음으로 청와대 100m 앞에서 집회가 열렸고 청와대 200m 앞에서 진행된 야간 집회 역시 처음이지만 이번에도 충돌이나 연행자는 없었다.
■일제소등, 5초간 함성도…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지난 3일 오후 전국 곳곳에서 '박근혜 즉각 퇴진의 날' 6차 주말 촛불집회를 열었다. 주최 측은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에만 170만명의 인파가 운집했다고 추산했다. 경찰 추산 인원은 32만명이다.
부산을 비롯해 광주와 대전, 대구, 울산, 전주, 제주, 세종 등 지방에서도 62만명이 촛불을 들면서 전국적으로 총 232만명이 모였다. 지난달 26일 5차 촛불집회 당시 190만명을 훌쩍 뛰어넘는 역대 최다 기록이다. 경찰 추산 32만명도 집계 시작 이후 가장 많다.
이날 촛불집회에서도 평화 기조는 유지됐다. 광화문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박근혜 즉각 퇴진'을 외치면서도 노래와 공연, 자유발언 등으로 문화제를 즐겼다. 오후 7시 정각에는 1분간 동시에 불을 끄고 하나된 목소리로 5초간 함성을 질렀다.
시민들은 본 집회 이후 청와대를 향한 거리행진에 나섰고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2차 집회를 연 뒤 자진 해산했다. 청와대에서 200m 떨어진 청운효자동 주민센터까지 진출해 야간집회가 열린 것은 사상 처음이다.
정용근씨(50)는 "이 정도 했으면 내려와야 하는데 버티고 있으니 답답한 마음에 나왔다"고, 아이를 안고 나온 이연두씨(35.여)는 "엄마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집회 참여 밖에 없어 여의도에서부터 유모차를 끌고 아이들과 왔다"고 전했다.
주최 측 추산 50만명은 이날 본 집회가 열리기 전 거리행진을 진행했다. 이들은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청운효자동 주민센터를 지나 효자치안센터까지 진출했다. 효자치안센터는 청와대로부터 100m 떨어져 있다.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은 청와대나 국회의사당, 헌법재판소 등 주요기관으로부터 100m 이내에서 집회 및 시위를 금지하고 있어 효자치안센터는 집회 및 시위가 가능한 사실상 마지노선이다. 이날 시위대의 진출은 법원이 전날 효자치안센터까지 집회 및 행진을 허용하면서 이뤄졌다. 다만 법원은 집회 및 행진 시간을 오후 5시 30분으로 제한했다.
일부 시민들은 밤늦게까지 경찰과 대치했다. 경찰은 밤 11시 30분이 지나 강제해산에 돌입했다. 다행히 별다른 충돌이나 연행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윤창중 "朴 무너지면 대한민국 못지켜"
이날 서울 도심 곳곳에서는 동시다발적으로 집회가 개최됐다. 서울진보연대 등 일부 시민단체는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촛불을 들고 정치권에 대한 압박에 나섰다.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는 중.고등학생들이 모였다. 최모양(18)은 "우리는 대학을 가기 위해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는데 정유라 얘기를 듣고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다"며 "우리가 좋은 대학을 가고 좋은 직장에 가도 결국은 비선실세의 노예가 되는 게 아닌가"라고 분개했다. 안모양(18)은 "나중에 내 자식에게 당당한 부모가 되고 싶어 나왔다"고 말했다.
박근혜를사랑하는모임(박사모) 등 일부 보수단체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앞에서 맞불집회를 개최했다. 특히 여성 인턴 직원을 성추행한 의혹으로 자리에서 물러났던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집회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언론과 정치권이 저를 난도질한 이유는 박 대통령 제1호 인사인 윤창중을 무너뜨려야 대통령을 쓰러뜨릴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박 대통령이 무너지면 대한민국을 지킬 수 없다"고 주장했다.
jun@fnnews.com 박준형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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