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印 '화폐교환정책' 車시장으로 '불똥'.. 11월 매출 급감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2.04 17:22

수정 2016.12.04 17:22

印 타타, 11월 매출 28% 감소.. 현대차 20%, 佛 르노 22% ↓
지하경제를 위축시키고, 탈세도 막기 위한 인도의 '화폐교환'이 자동차 산업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CNN머니가 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타타 등 인도 자동차 뿐만 아니라 한국 현대차, 프랑스 르노 등의 매출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도에 따르면 인도 시장의 주요 국내외 자동차 업체들의 매출이 11월 급감했다. 정부가 기존 500루피, 1000루피 지폐를 사용금지하고, 이를 신권으로 교체하기 시작한데 따른 '현금위기'가 자동차 시장으로 불똥이 튄 것이다.

앞서 인도 정부는 지난달 8일 화폐교환 정책을 발표했다. 구권은 지난달 9일부터 사용이 중지됐고, 오는 30일까지 신권으로 교환된다. 그렇지만 일일, 주간단위 교환 한도가 정해져 있어 한꺼번에 대규모 교환은 불가능하다. 탈세를 위해 소득 상당분을 현금으로 쌓아두고 있던 부유층이 직격탄을 맞았다.


장기적으로 지하경제를 위축시키고, 지하경제에 숨어있던 돈이 양지로 나와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 높지만 단기적으로는 심각한 충격을 부를수도 있다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인도에서는 90%가 현금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최고액권인 500루피와 1000루피 화폐는 전체 유통화폐 가치의 86%에 이른다.

화폐교환이 현재 7.1% 인 인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최소 1%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타격을 입은 부문이 자동차다. 모회사를 통해 재규어, 랜드로버 등 브랜드도 갖고 있는 인도 최대 타타 자동차는 11월 인도시장 매출이 28% 감소했다. 경쟁업체 마힌드라 앤드 마힌드라는 매출 감소폭이 전월비 38%에 이르렀다. 트랙터 매출은 타격이 더 커 63% 급감했다. 현대차 등 외국 업체들도 타격이 크다. 현대차 매출은 20%, 프랑스 르노는 22% 줄었다.

컨설팅.신용평가 업체인 피치의 기업부문 애널리스트 스네디프 보흐라는 "소비자들이 현금 상황에 다소 우려하고 있다"면서 "이 혼란이 얼마나 오래갈지를 우려하는 상황이어서 어느정도 유동성을 유지하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적절한 규모의 현찰을 갖고 있으려는 생각에서 덩치가 큰 자동차 구매를 줄인 것이다. 비록 돈다발을 들고 가 자동차를 사는 것은 아니지만 고액권이 부족해지면서 소비자들이 전반적인 지출 상황에 좀 더 신중해진 것으로 보인다.

신차 판매 기준 세계 5위 규모인 인도 시장의 자동차 매출 감소는 세계 주요 업체들에는 타격일 수밖에 없다.
특히 인도 자동차 시장은 가장 빨리 성장하는 시장 가운데 하나다. 인도자동차제조업협회(SIAM)에 따르면 4~10월 자동차 생산은 전년동기비 10%, 판매는 11% 늘었다.


그러나 '화폐교환'에 따른 현금부족이 소비심리를 위축시키고 있고, 이에따라 인도 자동차 시장 역시 당분간 고전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