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드니에서 최근 결혼한 신부 케이시 베로스는 식장에서 '죽음이 우리를 갈라 놓을 때 까지'라는 사랑의 맹세 대신 '10년간 최선을 다해 사랑하겠다'라고 말했다.
호주에서 등장한 '10년 결혼 계약'에 대해 현지 주간지 퍼스 나우가 11월 30일(현지시간) 소개했다.
호주에서 결혼하는 커플의 3분의 1은 이혼한다. 이들의 평균 결혼 기간은 12년이다. 호주 성과학자 니키 골드스테인은 이런 현실에 착안해 더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한 10년 결혼 계약서를 고안했다.
부부가 될 두 사람은 영원한 사랑의 맹세 대신 함께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10년에 한 번씩 계약서를 작성한다. 이후 9년이 지나면 결혼 생활을 지속할 것인지, 아이는 어떻게 양육할 것인지 등 자유롭게 협의하는 방식이다.
10년 계약 결혼을 했다는 새 신부 케이시는 "나는 남편을 사랑하고 영원히 함께하고 싶다. 하지만 결혼에 집착하며 평생을 살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남편 역시 아내의 생각을 존중했다.
이혼 시 재산 분할법 등의 내용을 담은 '혼전 계약서'는 이미 많은 커플이 쓰고있다. 물론 결혼 생활이 시작되기도 전에 끝을 염두해 둔 다는 게 달갑지는 않지만 말이다.
골드스테인 박사는 "최근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현실적이 되어 가는 것 같다"며 "먼 미래를 약속하는 것보다 둘만의 규칙을 만들고 이를 지키려 노력하며 사는 것이 오히려 이혼율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그럴 바에는 왜 결혼하는지 모르겠다'며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 결혼 생활을 지속하는데 '압박'을 느낀다면 결혼하지 않는 삶을 선택하면 된다는 것이다.
한 네티즌은 "나는 지금의 남편없이는 남은 인생을 살 수 없을 것 같아서 결혼했다. 영원한 사랑의 맹세가 결혼의 이유다"라고 꼬집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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